퍼트레이어스, 청문회서 시사
“내년 7월 개시 일정 바뀔 수도”
“내년 7월 개시 일정 바뀔 수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전쟁의 새 사령탑으로 지명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이 철군 일정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29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내년 7월로 예정된 철군 개시 일정과 관련해 “연말에 (전황을) 평가할 것이며, 그것을 토대로 어떤 조정이나 정교화, 혹은 중요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치열한 전투가 이어질 것이며, 앞으로 몇달간은 더 격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기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철군 일정과 전쟁 전략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아프간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아프간 정부군이 독자적으로 상황을 통제하기까지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한 것은 철군 일정 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이 아프간 상황이 안정되지 않으면 대규모 철군의 연기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보도했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의 입장은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시한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게 아니라 전쟁의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맞물려 다시 전쟁의 장기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내년 7월부터 아프간군에 치안 책임을 넘기기 시작하겠다는 계획은 “실패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군의 허약함과 탈레반 저항의 끈질김을 언급하며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철군 개시 일정을 못박으면서 2001년 시작된 전쟁에 대한 반발 여론을 달래는 데 힘썼다. 그러나 최근 탈레반의 공세가 맹렬해지고 이달 개시를 예고한 칸다하르 대공세가 연기되면서 진퇴양난에 빠지고 있다.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은 아프간군 11만9000명 중 5300명만 이 작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