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 학생 VS 현지학생
캐나다 연구팀, 홈스테이 학생들 조사
“마약·성추행 위협 현지인 견줘 2~6배”
“여학생 성경험 캐나다 자녀 비해 2배 개방적”
“마약·성추행 위협 현지인 견줘 2~6배”
“여학생 성경험 캐나다 자녀 비해 2배 개방적”
캐나다에서 영어공부를 하거나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계의 10대 조기 유학생들이 현지 학생들에 비해 흡연, 마약이나 부적절한 성관계 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적게는 2배, 많게는 6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통신><캐나다티브이> 등 현지 언론은 13일 <캐나다공중보건저널>(Canada Journal of Public Health) 5·6월호에 실린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사브리나 웡 교수 연구팀의 보고서를 전했다. 4년여 동안 홈스테이 가정으로 중국 여학생 등을 받아들인 경험이 있는 웡 교수는 “밥을 같이 먹고 따뜻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나이든 남자친구가 차를 몰고 여학생을 만나러 오는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연구동기를 털어놨다.
보고서를 보면, 한국 등 아시아 3개국 홈스테이 여학생들은 성경험 등에서 이민자를 포함한 캐나다인 자녀들(12%)에 견줘 두 배 이상(25%) 개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을 당한 경험도 현지 자녀들(9%)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23%로 나타났다. 또한 홈스테이 학생들은 코카인 등 마약에 손댈 가능성이 2~6배 가량 높았고, 흡연율 역시 20%로 5~9%인 현지 자녀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 한달 동안의 무단 결석률의 경우 홈스테이 학생은 현지 자녀의 2배에 달하는 50%였고, 수업 이외의 과외활동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 참여한 매크리어리센터 조사책임자인 엘리자베스 새윅 교수는 “과연 우리가 그들을 자신들의 자녀와 똑같이 보살피고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보고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비영리기관인 매크리어리센터 소사이어티가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7∼12학년)까지의 학생 3만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건강조사 결과 가운데 출신을 밝힌 3000여명의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계 홈스테이 학생들을 추출해 재분석한 것이다. 보고서는 캐나다의 홈스테이 산업 규모는 연 6000만달러(718억원) 수준, 1인당 홈스테이 비용은 월 평균 750달러 수준으로 추산했다.
다양한 민간 중개기관들이 안전문제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건강 특히 성적인 문제에서는 홈스테이 가정이 개입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웡 교수는 “교육시스템은 오후 3시에 학교종이 울릴 때까지만 지켜볼 뿐이며 그 다음에 이들은 보호자들이 없는 잊혀진 존재가 된다”며 “정신적·신체적·정서적인 것을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가정과 학교의 유기적인 학생 보호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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