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참석 축사
“경제회복·일자리 도움”
전기차 정책강화 밝혀
“경제회복·일자리 도움”
전기차 정책강화 밝혀
“공장 이상의 공장…미국 나아갈 길 상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열린 엘지(LG)화학의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기공식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제니퍼 그랜홈 미시간주 주지사,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 김반석 엘지화학 부회장 등 400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업체도 아닌 한국 기업의 기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이곳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단지 새 공장 건설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배터리 제조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여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경제는 회복중이지만 아직 숲을 다 헤쳐나오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노동자와 기업들은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미국의 정책방향이 전기자동차에 주목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 2012년께 미국 소비자들은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USA)’ 도장이 찍힌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오늘 공장 착공은 미국이 어디로 가느냐를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사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구본무 엘지 회장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넨 뒤, “우리나라(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 회장은 “뜻깊은 자리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에너지부의 추천으로 엘지화학의 공장 기공식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지화학 쪽은 지난주 이 사실을 통보받고, 애초 기공식 참석 계획이 없었던 구 회장이 다른 일정을 뒤로 미루고 기공식에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행사 참석은 오바마 행정부가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쏟고 있음을 알리는 한편, 특히 친환경 정책에 대한 강조점을 피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엔진과 디자인으로 승부했던 세계 자동차시장이 앞으로는 전기자동차, 그리고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전쟁’이 될 것임을 예견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자동차 분야에서 최근까지 일본에 뒤졌으나, 차세대 자동차인 전기차를 통한 재역전을 노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기차 생산자 및 구매자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했다. 엘지화학 홀랜드 공장도 총 투자금액의 절반인 1억5000만달러는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개발·양산 정책에 따라 현금 지원을 받았고, 1억3000만달러에 대해선 미시간주로부터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등 다양한 공장유치 인센티브를 얻었다.
50만㎡ 터에 세워질 엘지화학의 배터리 공장은 2012년 3월 첫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엘지화학은 2015년까지 2차전지 분야에서 매출 2조원, 세계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이형섭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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