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판매 줄고 실업은 늘어
‘긴축요구’ 유럽과 갈등도
‘긴축요구’ 유럽과 갈등도
미국 주택시장과 노동시장의 화살표가 아래로 향하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이는 양상이 분명해지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부동산중개인협회가 집계한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가 537만채로 1년 전에 견줘 5.1% 감소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미국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 5월에도 세금감면 프로그램 종료로 2.2% 감소했다.
미 노동부는 이번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자가 3만7000명 증가한 46만4000명을 기록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경제 분석가들은 실업수당 신청자가 40만명을 밑돌아야 경기회복이 본격화된다지만, 이 숫자는 올 초부터 45만명 선에서 내려가지 않다가 오히려 증가했다.
이와 반대로, 상반기에 더블딥 우려의 진원지가 된 유럽 경제는 불안한 전망을 털어내고 있다. 4500개 제조·서비스업체들이 설문에 참여하고, 50 이상이면 밝은 경기전망을 의미하는 구매관리자지수는 7월에 56.7로 전달(56)보다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의 엇갈리는 표정은 유로를 1.30달러 근처까지 끌어올리는 반면, 달러는 유로와 엔에 대해 약세로 만들었다.
이런 차이는 지난달 말 주요 8개국(G8)·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표출된 재정정책에 대한 갈등도 심화시키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상원에서 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실업 기간이 6개월을 넘긴 200만여명에 대한 수당 지급을 연장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유럽은 각국이 긴축에 들어가면서 미국 등에도 정책공조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3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건전한 공공재정이야말로 경제적 안정과 세계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결정적 요소”라며 부양책을 거둘 때가 됐다고 밝혔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4년간의 부양책으로 올해 말이면 유럽 정부들의 부채가 20%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35~45%의 부채 증가율이 예상되는 미국과 일본도 재정 건전화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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