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휴가 등 ‘도덕 해이’ 도마
후임엔 미국인 더들리 유력해
후임엔 미국인 더들리 유력해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매를 버는’ 언행을 보여온 토니 헤이워드 비피(BP) 최고경영자가 결국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헤이워드가 이사회의 사임 권고를 받아들이고 퇴직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달부터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태 수습을 책임져온 로버트 더들리가 후임으로 내정됐다고 전했다.
세계 2위 석유업체인 비피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2007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헤이워드는 지난 4월20일 멕시코만 시추시설 딥호라이즌의 폭발로 11명이 숨지고, 유정 폐쇄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면서 궁지로 몰렸다. 더구나 헤이워드는 “(심각하게 오염되기에는) 멕시코만은 넓다”고 말하거나 아들과 요트경기에 참가하는 등 들끓는 미국 여론에 기름을 붓는 언행을 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를 “해고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비피는 사태 수습을 위해 최근 87억달러(약 10조3251억원원)의 자산 매각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헤이워드는 1000만파운드(약 183억원) 이상의 퇴직연금을 챙길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비피가 영국인인 헤이워드를 하차시키고 미국인인 더들리를 최고경영자로 세우기로 한 것은 미국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피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시설 3분의 1이 미국에 있고, 투자자의 40%가 미국인이다. 더들리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미시시피주 해안이 고향이다.
한편 비피는 이런 보도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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