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비용 60억원 추산…식장 위 저공비행 금지
유명인 대거 초대한 비공개…오마바는 불참
유명인 대거 초대한 비공개…오마바는 불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외동딸 첼시 클린턴(30)이 7월31일 저녁 미국 뉴욕주의 작은 도시 라인벡에서 투자금융가 마크 메즈빈스키(32)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은 그녀의 부모가 전직 대통령과 현직 국무장관이고, 하객으로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고, 비용이 수백만달러에 이르러 ‘아메리카 로열 웨딩’(미국판 왕실 결혼식)으로까지 불리는 등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다. 결혼식은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160㎞ 떨어진 허드슨 강변의 애스터 코트 저택에서 하객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결혼식은 클린턴 집안이 감리교도이고, 신랑인 메즈빈스키는 유대인이어서 랍비와 목사가 공동 집전하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커플의 한 친구가 레오 마크스의 <내가 가진 삶>이라는 시를 낭독했다. 첼시는 미국 최고의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인 베라 왕이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5파운드(6.8㎏)를 감량해달라”는 첼시의 부탁으로 체중조절을 끝낸 모습으로 나타났다.
결혼식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열렸고, 초대된 사람들은 신랑신부가 직접 선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초청받지 못했고, 애초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오프라 윈프리, 바버라 스트라이샌드, 스티븐 스필버그,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 등도 초대받지 못했다. 결혼식 안전을 위해 미 연방항공국(FAA)은 결혼식 4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12시간 동안 결혼식 장소 상공의 고도 610m 이하의 비행을 금지했다.
식장 주변에는 주민들과 수백명의 취재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으나, 삼엄한 경비 탓에 현장 접근은 불가능했다. 클린턴 부부는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이웃 주민들에게 와인 한 병씩을 돌렸다. 또 라인벡에는 첼시, 클린턴 인형이 기념품 가게에서 팔리고, 첼시 모습을 한 모델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등 작은 마을은 ‘첼시 테마파크’처럼 변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은 이들의 결혼식 비용으로 에어컨이 설치된 야외천막 60만달러를 비롯해 웨딩드레스, 저택 대여 및 수리비, 꽃값, 파티 등 300만~500만달러(36억원~6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신랑 마크와 첼시는 10대 때 워싱턴에서 친구로 만나, 스탠퍼드 대학을 함께 다녔다. 마크는 골드만삭스의 투자금융가로 있다가 지금은 맨해튼의 한 헤지펀드인 ‘지쓰리(G3) 캐피털’에서 일하고 있다. 부모는 모두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 지금은 이혼한 상태다. 첼시는 뉴욕의 한 헤지펀드에서 일한 적이 있고, 올 초 컬럼비아 대학에서 보건정책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두 사람은 앞으로 뉴욕 메디슨 스퀘어 파크가 내려다 보이는 5번가의 방 3개짜리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신랑 메즈빈스키가 지난 2008년 400만달러(48억원)에 산 것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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