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사령부 해체·장성 축소 등 긴축안 밝혀
독일도 육군 4만명 감축 등 국방비 절감 추진
독일도 육군 4만명 감축 등 국방비 절감 추진
미국 국방부가 9·11테러 이후 비대화 일변도였던 국방부와 미군의 몸집을 줄이기 위해 사령부 해체와 장성 숫자 감축을 뼈대로 한 예산 절감안을 발표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버지니아주에 있는 합동사령부를 해체하는 등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게이츠 장관은 5년간 1000억달러(약 117조원)를 절감하겠다고 지난 6월 밝혔는데, 구체적 계획이 나온 것이다.
1999년 신설된 합동군사령부는 미군의 훈련과 국외 배치 계획 입안, 교범 작성 주무 부대로, 군인 2800명과 계약직 민간인 3300명이 배속돼 있다. 미 국방부는 또 ‘테러와의 전쟁’ 기간에 기존 인력의 50%인 1000명이 증가한 국방부 근무자 규모를 동결하고, 국방부 직속기관 두 곳을 폐지하기로 했다.
가장 큰 예산 절감이 예상되는 대목은 민간 계약 부문이다. 게이츠 장관은 3년간 매해 10%씩 민간 계약 부문 예산을 깎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 정보기관과 군의 문어발식 확장을 다룬 탐사보도를 통해 연구와 정보 등 갖가지 분야에서 미 국방부가 급료를 주는 민간 계약직이 120만명 수준까지 불어났다고 밝혔다. 미군 장성 50명 이상과 고위직 군속 150명의 자리도 감축 대상이다. 미군 장성은 9·11테러 뒤 100여명이 증가해 1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 감축을 추구하겠다면서도 안보 분야만은 예외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조4000억달러까지 불어난 재정적자 탓에 국방부에도 불똥이 튈 것을 예견한 게이츠 장관이 선수를 치고 나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무한정 돈을 쓰는 문화를 절약과 자제의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예산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7%(물가상승률 반영)씩 증가했다. 게이츠 장관은 분야별 예산 절감은 필요하지만 전체 국방예산은 연간 1%씩 계속 늘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독일 주간 <슈피겔>은 독일 국방부가 현재 9만5000명인 육군 병력을 5만4000여명으로 줄이는 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긴축재정을 강하게 추진하는 독일 정부가 탱크 숫자도 절반으로 줄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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