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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테러와의 비밀전쟁’ 확대

등록 2010-08-15 21:04

미군의 예멘 알카에다 공격
미군의 예멘 알카에다 공격
예멘서 알카에다 직접공격한 뒤 정부군 소행으로 꾸며
아프리카 등 10여개국서 작전…주권침해 등 논란도
지난 5월25일, 아라비아반도 남단 예멘의 마리브주에 있는 알카에다 조직원의 집에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집주인은 현장에 없었다. 대신 투항을 권고하러 온 마리브주 부지사와 경호원 5명이 희생됐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오폭에 대해 사과했고, 피해자들 쪽에 예멘 정부의 배상금이 주어졌다. 하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오폭의 주체는 낡은 옛 소련제 무기로 무장한 예멘 정부군이 아니었다.

<뉴욕타임스>는 14일 이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12월 이후 미군이 예멘의 알카에다 연루 용의자들에게 가한 공격이 네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테러와의 전쟁’ 공식 무대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아닌 제3국에서 미군이 ‘비밀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다.

미군의 첫 공격일은 지난해 12월17일이다. 당시 예멘 정부는 알카에다 훈련캠프를 공격해 34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격 주인공은 미군 함정에서 발사된 크루즈미사일이었다. 일주일 뒤에도 미군 크루즈미사일이 알카에다 조직원 5명을 사살했고, 올해 3월14일에도 미군의 공습이 가해졌다. 예멘 정부의 대리전이 아니었던 셈이다.

미군의 작전반경 확대는 알카에다의 활동무대로 떠오른 예멘에 국한되지 않는다. 동아프리카의 수단·소말리아·케냐, 북아프리카의 알제리·모로코는 물론, 옛 소련 공화국이었던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10여개국에서 특수부대를 이용한 정보 수집이 강화되고 있고, 은밀한 전투 임무까지 수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특수부대가 소말리아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인물을 사살했다. 미군은 북아프리카에서는 프랑스군의 알카에다 추격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비밀 전쟁’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확대됐다고 전했다. 중앙정보국(CIA)이 파키스탄에서 무인공격기를 이용한 공격을 크게 늘린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오바마 행정부 쪽은 비정부, 비정규군 조직인 알카에다를 대적하려면 상대와 비슷한 전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존 브레넌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지난 5월 정규전을 “해머”로 부르면서, 앞으로 “메스”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하고 변칙적인 전술 동원을 시사한 발언이다. 애덤 스미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한 조직(알카에다)이 미국에 대한 비밀 전쟁을 선언했다”며 이를 옹호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냉전 시기에 소련을 상대로 비밀 작전을 수행했던 인사들이 중용되는 추세다.

하지만 ‘비밀 전쟁’은 주권 침해뿐 아니라, 불투명성과 정보의 부정확성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17일 공격에 대한 예멘 의회 조사에서는 무고한 민간인 41명이 몰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 국방부는 정보기관화하고, 중앙정보국은 준군사조직화하는 역할 혼란도 발생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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