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등 유산 닮은꼴…경제난 해결방향은 정반대
워싱턴포스트 “재선 위해 경제에 집중해야” 지적
워싱턴포스트 “재선 위해 경제에 집중해야” 지적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출신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다른 듯 닮은 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 두 대통령이 모두 반대당의 인기없는 대통령(지미 카터, 조지 부시)에게 대통령직을 이어받았고, 이와 함께 전임자의 경제적 불황까지 같이 물려받은 점이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당선 뒤, 이전까지의 정책을 되돌려 역사의 물줄기를 획기적으로 바꿨거나 바꾸려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경제난 속에 레이건은 대규모 감세를, 오바마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라는 정반대의 정책을 꺼내들었다. 오바마는 여기에 역사적인 의료보험 개혁, 금융개혁 등을 더했다.
두 대통령은 첫 임기 2년 동안 지속적인 실업률 증가와 지지율 하락세에 시달렸다. 그 결과, 레이건은 첫 중간선거에서 하원선거에서 패해 다수당 지위를 잃었고, 오바마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모리대 정치학과 앨런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중간선거 결과는 대통령 재선 전망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레이건은 1982년 중간선거에서 패했지만, 2년 뒤 대선에서 승리했다.
따라서 오바마가 앞으로 중간선거 결과보다 오히려 경제에 집중해야 된다는 것이다. 레이건이 ‘대선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임기 3~4년차에 접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오르고, 실업률이 떨어진 것이 일등공신이었다. 성장률은 83년 1분기부터 분기별 5.1~9.3%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82년 11월 중간선거 때 10.8%로 대공황 이후 최고조로 치솟았던 실업률이 84년 8월에는 7.5%로 떨어졌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3~4년차도 레이건 시대와 똑같이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미 의회예산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1년 성장률은 2%, 2012~2014년은 4% 정도로 내다봤다. 현재 9.5% 수준인 실업률은 내년 말께에도 8.8% 정도로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린 배브렉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이 있는 해인) 2012년 초까지 성장률을 정치적 안정수치인 3%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오바마 팀은 경제 외의 다른 이슈로 초점을 완전히 바꾸려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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