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 법원, 배아줄기세포 정부 지원에 제동

등록 2010-08-24 20:20

“연구 전과정에 연방예산 투입 잠정 중단” 결정
“생명윤리 위배” 주장 관철돼…최종 판결 주목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미국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 확대에 따라 연방정부의 돈에 크게 의존해 온 이 분야 연구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워싱턴 연방지법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23일 ‘연방정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은 위법하다’며 기독교 계열 단체들이 낸 소송에서 연구비 지원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임시처분 성격의 결정에 따라 연구비 지원은 본안판결 전까지 일단 중지된다.

이번 결정은 자궁 착상 전 수정란(배아)을 생명체로 볼 것이냐에 대한 생명윤리적 논란과 연결된다. 미국 의회는 인체의 여러 기관으로 자랄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만들면서 배아를 파괴하는 것은 살인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거세자 1996년 예산 지원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알츠하이머나 당뇨병 등의 치료에 결정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고 국제적 연구 경쟁도 치열하다는 판단에 따라 법률을 우회할 묘안을 짜냈다. 배아의 구매에는 예산을 대지 않되, 줄기세포가 만들어진 이후 단계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런 방식을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지원 대상을 21개 배아줄기세포 연구 라인으로 제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입장을 바꿔 연구를 독려하기로 하고 75개 연구 라인을 지원 대상으로 추가했다.

하지만 램버스 판사는 배아 구매와 줄기세포 연구 단계를 분리해 지원하는 것을 편법으로 봤다. 그는 결정문에서 “연구비 지원 금지는 배아가 파괴되는 연구의 전 과정을 포괄하며, 배아가 파괴되는 ‘연구의 한 조각’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램버스 판사는 원고들 주장이 본안 판결에서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도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본격적인 연구 성과를 기대하던 연구자들은 당장 실험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연구 성과에 희망을 걸고 있는 환자들 쪽도 마찬가지다. 환자 단체들의 연합체인 ‘의료 연구 발전 연합’의 에이미 컴스톡 릭은 “우리는 국립보건원의 전폭적 지원으로 연구에 진전이 있기를 소망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아주 절망적”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반면 기독교 계열 변호사 단체인 ‘변호기금연맹’의 스티븐 아덴 고문은 “미국인들은 생명을 파괴하는 연구에 돈을 대도록 강요받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