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여성 ‘상반신 노출’ 자유 누가 막는가

등록 2010-08-30 19:29수정 2010-08-31 10:03

캐나다서 ‘사회적 자유’ 확보 캠페인…법적으론 인정돼
나이 지긋한 이들을 포함해 50여명의 남성들이 지난 27일 화창한 날씨의 주말 오후 캐나다 온타리오주 구엘프시의 도심 세인트 조지 광장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보려고 모여들었다. 뭔가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들도 있었고 선글라스를 낀 이들도 있었다.

캐나다 일간 <토론토스타>는 28일 이날 행사가 남성들이 상의를 벗고 다닐 수 있는 장소에서는 여성들도 똑같이 자연스럽게 가슴을 노출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도록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행사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축제 형식의 이번 행사를 기획한 구엘프대 대학생인 안드레아 크린클로와 린제이 웹이 먼저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나도 불과 몇몇 여성만이 동참했을 뿐 분위기는 어색했다.

크린클로가 “우리는 여성들이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원한다”며 “여성들은 자신감을 갖고, 남성들은 지원자가 돼주고, 모든 사람들은 서로를 존중해달라”고 말하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웹은 “우물쭈물 거리며 멍청이처럼 보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면 우리 용기를 내서 함께가자”고 독려했다. 그늘의 의자에 앉아 있던 64살의 신시아 브래그는 상의를 벗을까 생각하다가 결국 카메라까지 들고 구경하는 이들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 “저들은 그 사진을 찍어서 뭘 하려고 하는지 맘에 안들어요. 왜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려는 이유가 뭐죠”

그러나 음악이 연주되고 사람들 사이로 보디 페인터들이 나서서 몸에 그림을 그려주며 어색함을 덜어주자 상의를 벗어던진 수십여명의 남여들은 서로 즐겁게 춤추고 한데 어울렸다.

 지난 96년 온타리오 주 항소법원은 당시 구엘프대 학생이었던 그웬 제이콥이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벗었다며 벌금형을 내린 1심법원의 판결을 번복함으로써 남성이 공공장소에서 상반신을 노출할 수 있다면 여성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는 걸 인정했다. 미국에서는 86년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온타리오와 비슷한 시기인 90년 대 중반 뉴욕, 콜롬부스, 아이다호 메인 등 여러주에서 여성평등 차원에서 남성과 마찬가지로 법적으로는 상반신 노출의 자유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크린클로와 웹은 “캐나다 여성들이 법적 권리는 확보했으나 그를 맘껏 행사할 수 있는 ‘사회적 자유’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로 “사람들이 여성의 가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공장소에서의 상반신 노출 자유를 위한 법적 권리를 주장하는 단체인 고토플리스 오르그(GoTopless.org)는 8월26일을 여성평등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 조현오 경찰청장 첫 지시 “전 경찰, 취임식 시청하라”
■ 몸매만 보이는 걸그룹 ‘과열’ 시대
■ 홈플러스 ‘명품세일’에 낚인 소비자들 분통
■ 처지고 삐져나온 뱃살, 어떤 운동하오리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