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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초강대국’ 미국의 패착…힘 잃고 중·러 도전 자초

등록 2010-09-01 20:36수정 2010-09-03 14:02

숫자로 본 이라크전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가경제·안보에 되레 악영향…주도권 내줘
러 침공 제지못하고 중에 국제현안 의지 신세
이란 영향력 강해져…중동 장악 목표도 실패

[미, 이라크 종전 선언] 국제사회 지형 바꾼 7년

국제법과 유엔을 무시하고 미국의 패권적 질서를 강요했던 이라크에서의 7년 전쟁은 새로운 다극적 세계질서를 앞당긴 역설적 결과를 가져왔다.

2008년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은 단적인 사례다. 주권국가인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은 러시아의 주권국가 침공을 제지할 명분이 없었다. 이후 그루지야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에서 민주주의 및 나토 확대라는 새로운 탈냉전 질서 모색은 뒷걸음질쳤다. 다자주의 외교를 전면에 내세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G2로 등장한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협조와 동의 없이는 중요 국제현안을 해결할 수 없게 됐다. 가끔 미국 외교의 발목을 잡던 프랑스가 아니라, 전통적인 혈맹인 영국의 하원 외교위조차 지난 3월 “미국과 특수관계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채택한 것은 이런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이라크전은 1,2차 세계대전보다 장기화되고 더 많은 전비를 쏟아붓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미국의 군사전략에도 변화를 몰고왔다. 압도적인 화력으로 두달 만에 이라크를 점령한 미군은 첨단무기로 무장한 신속기동군 체제로 변화를 추구했지만, 재래식 무기와 급조폭발물(IED) 등으로 덤비는 무장세력들의 비대칭전과 대테러전에 대응해 장비, 작전, 훈련, 교리 등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 민간인들이 사망하는 동영상은 인터넷을 타고 전세계로 확산되며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급증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후세인 제거는 중동정치 질서에도 ‘이란의 부상’이라는 미국이 원치않던 결과를 가져왔다. 이란의 강력한 견제자였던 후세인이 사라지면서 이란은 이라크 내 다수인 시아파를 통해 이라크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고, 핵무장을 통해 중동정치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대신 경제제재에 매달리는 것도, 이라크와 아프간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의 역설적 반영인 측면도 있다. 또 계속되는 이라크의 정정불안을 틈타 북부 쿠르드족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최근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터키가 이라크 문제에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중동에서 새로운 힘의 균형은 앞으로도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종전선언 연설에서 내년 말까지 완전 철군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런 희생을 치른 미국이 석유대국 이라크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상당수 미국 전문가들은 미군 완전철수 이후 벌어질 안보 공백을 우려해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처럼 이라크내 미군주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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