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용 구멍 ‘겨우50m’ 뚫어
생환가능성 여전히 불투명
생환가능성 여전히 불투명
광부 33명이 칠레 산호세 광산 지하에 갇힌 지 한달째인 5일. 가족들은 지상에서 광부들의 생환을 바라는 조촐한 의식을 치렀다. 칠레 국기 32개와 볼리비아 국기 1개가 펄럭였다. 광부 33명 중 1명은 볼리비아인이다. 매몰 사고가 일어난 현장 근처에 임시 텐트촌을 차린 가족들은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라우렌세 골보르네 광업부 장관이 광부들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를 때마다, 가족들은 “비바(만세)”라고 소리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5일 산호세 광산이 붕괴된 이후 17일 동안 지상에서는 그들이 살아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지하 700m까지 파고 내려간 드릴에 “우리 33명은 모두 대피소에 잘 있다”는 메시지가 딸려 올라오면서, 광부들의 기적같은 생존이 알려졌다. 참치 캔처럼 생존에 꼭 필요한 식료품뿐만 아니라 교황이 축성한 묵주나 갇힌 광부들을 주제로 한 노래가 담긴 유에스비(USB) 등을 내려보낼 때마다, 전세계 언론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 사건 보도를 매일같이 쏟아내고 있다. 지난 4일 영화 <얼라이브> 실제 모델인 1972년 안데스산맥 항공기 추락 사고 생존자인 우루과이인 4명이 산호세 광산을 찾아 광부들을 격려했다.
광부들의 심리 상태를 놓고는 정부와 가족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가족들은 “광부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며 통화를 거부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칠레 정부가 첫번째로 뚫고 있는 구조용 구멍은 이제 겨우 50m 정도 뚫렸을 뿐이다. 이미 확보된 보급용 구멍을 넓히는 두번째 방법도 5일부터 시작하고 있지만, 성공한다 해도 성탄절 무렵에나 구출작전이 끝난다. 이때문에 칠레 정부는 축구공 크기의 구출로를 확보해 광부 한 사람 한 사람을 차례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빠르면 11월초,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12월초까지는 구출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칠레 정부 문서를 인용해 <아에프페> 통신이 보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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