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계획 취소했다 번복
9·11 테러 9주년에 맞춰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밝혔던 미국의 테리 존스 목사가 계획을 취소했다가 몇 시간 만에 다시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 있는 신도 50명의 작은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담임 목사인 존스는 9일 자신의 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지을 계획인 모스크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코란 소각 계획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하는 존스 목사 곁에는 플로리다 지역 이맘(이슬람 성직자)인 무하마드 무스리도 함께 있었다.
기자회견 뒤 무스리는 <에이피>(AP) 통신에 “존스 목사에게 개인적으로는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모스크를 세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무스리는 “부지를 이전하겠다는 제안을 한 적은 없다”고 말해 분란을 예고했다.
결국 존스 목사는 기자회견 몇 시간 뒤에 이맘 무시리가 “거짓말을 했다”며 맹비난했다. 존스 목사는 “(코란 소각) 취소 결정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취소한 것이 아니라 일시 중단한 것이다”고 말했다. 코란을 예정대로 태울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디어의 경쟁이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 파문 계획을 필요 이상으로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존스 목사 교회는 이전에도 반이슬람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등의 행동을 했으나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주요 언론에 대서 특필되어 파문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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