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오도널
오도널 9선 의원 꺾고 공화 중간선거 후보로
‘자위 행위 금지’ 엽기 공약 내기도
“극우후보 많아 본선서 역풍 가능성” 분석도
‘자위 행위 금지’ 엽기 공약 내기도
“극우후보 많아 본선서 역풍 가능성” 분석도
“깜짝 놀랄 만한 승리.”
14일 미국 델라웨어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무명의 크리스틴 오도널(41·여)이 9선의 마이크 캐슬(71) 하원의원을 물리치자 미 주요 방송들은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파티’의 위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티파티가 지지한 오도널은 공화당 주류층이 지지한 캐슬 의원을 55% 대 45%로 여유롭게 제쳤다. 한 달 전만 해도 무명에다 흠이 많은 오도널은 주지사를 거친 9선 하원의원인 캐슬의 맞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티파티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지지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등하는 등 상황이 돌변했다. 선거 과정에서 오도널은 탈세 의혹, 융자 체납, 공식석상 거짓말 등 도덕성 문제가 제기됐다. 또 오도널이 2008년 상원의원 선거 와중에 정치기부금을 렌트비, 용돈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오도널의 전 선거책임자의 폭로도 나왔지만 티파티의 거센 파도를 막진 못했다.
캐슬 의원은 공화당이면서도 민주당 색채가 강한 데 견줘, 오도널은 티파티 지지후보답게 매우 강한 보수색을 띠었다. 가톨릭교도인 오도널은 특히 성문제에 대해 1950년대식의 엄격한 보수색을 드러내 낙태 금지는 물론 포르노 금지, 자위행위 금지까지 공약에 집어넣었다. 동부 델라웨어주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36년간 상원의원직을 유지하는 등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 중도 성향의 캐슬 의원이 더 위협적이었기에 민주당한텐 ‘반가운’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햄프셔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선 개표가 86% 진행될 때까지도 티파티의 지지를 받은 오비드 라몬테인 변호사와 주류층이 지지한 켈리 아요테 전 주검찰총장이 1% 내외의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에 앞서 티파티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알래스카, 네바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켄터키 등에서 지지 후보를 당선시켰고, 유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는 낙선 대상으로 지목한 현직 공화당 의원을 낙마시켰다.
그러나 티파티가 기존의 공화당 주류세력이 아닌, 극보수 후보자들을 공화당 후보로 만들어 놓으면서 본선에서는 오히려 중도 성향 표를 잃어 공화당의 상하원 동시장악 전략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강하다. 실제 <리얼폴리티코> 등 정치전문 사이트들은 이날 예비선거 뒤 델라웨어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상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를 지킬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와 함께 미 하원의 대표적 친한파 의원인 찰스 랭걸(80) 하원의원도 뉴욕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로 확정됐다. 20선의 랭걸 의원은 지난 7월 임대료 수입 누락 등 13개항의 윤리규정 위반 혐의로 의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퇴를 종용하는 등 정계은퇴가 유력시됐으나, 오히려 그의 낙마 위기에 흑인 지지층이 결집해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그의 지역구는 뉴욕의 흑인 거주지인 할렘이다.
이날 델라웨어 등 7개주의 예비선거가 끝남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민주·공화당 후보 경선은 18일 하와이 한 곳만 남은 채 사실상 마무리됐다. 11월2일 최종 본선만 남았다.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