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서 주류 후보 밀려나 본선 경쟁력 떨어져
여론조사 “민주당에 실망…공화도 대안 아냐”
여론조사 “민주당에 실망…공화도 대안 아냐”
미국 중간선거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티파티’의 거센 바람이 엉뚱하게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을 위협하고 있다.
14일 델라웨어주 연방상원의원 후보를 뽑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티파티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지원을 받은 무명의 크리스틴 오도널이 주류 공화당의 거물급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등 티파티 지지 후보가 주류 공화당 지지 후보를 잇따라 거꾸러뜨리자, 공화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보수색이 너무 짙은 티파티 지지 후보가 본선에서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어 승리가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델라웨어주의 경우, 오도널이 공화당 후보가 되면서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티파티는 37석의 상원의석이 걸린 이번 중간선거에서 7명을 공화당 후보로 당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티파티의 선전이 더해질수록 공화당의 ‘상·하원 동시 다수당’ 목표는 더 흔들리고 있다. 15일 정치전문 인터넷사이트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종전보다 최소 7석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현재 민주 59석, 공화 41석인 상원의 의석분포는 민주 52, 공화 48이 돼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승리가 예상되고 있다.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으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선거전략가였던 칼 로브는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도널의 승리로 공화당은 상원 의석 하나를 잃었다”며 “공화당이 (상원선거에서) 이기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티파티를 비유해 “모래 알갱이 하나에 굴복하진 않는다. 나는 민주당이 지금처럼 크고 강한 다수당이 되기를 바란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현재 미 국민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공화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진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와 <시비에스>(CBS) 방송의 지난 10~14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의원들의 업무 처리에 68%가 반대하고, 찬성은 20%에 그쳤다.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선 찬성 58%, 반대 30%였다. 또 현 경제 악화의 원인으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37%)를 꼽은 응답자들이 가장 많았고, 티파티에 대해서도 63%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티파티 지지층의 광적인 선거운동과 이들의 높은 투표율이 결합되면 돌풍이 본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델라웨어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의 경우, 애초 전체 3만~4만명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도널에 투표한 유권자만 5만명이 넘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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