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보다 부하직원 월급이 많다?
노조 가입 안한 관리자 임금인상은 물가상승 못미쳐
노조 가입 안한 관리자 임금인상은 물가상승 못미쳐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보다 임금이 적다? 적어도 아르헨티나 기업 상당수에서는 “그렇다”고 국제 컨설팅회사 머서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 전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우선 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되어 있지만 관리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차이 때문이다. 머서는 올해 아르헨티나 노조들이 치솟는 물가를 이유로 집단협상의 힘을 지렛대 삼아 최대 49%까지 임금 인상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가죽산업 노동자들이 최고인 49% 임금 인상을 달성했고, 설탕산업과 식품산업 노동자들이 각각 42.5%와 35% 임금인상을 이끌어냈다. 반면 관리직들은 올해 임금 인상이 노동자들보다 적은 19% 인상에 그쳤다고 머서는 밝혔다. 19%도 적지 않은 것 같지만, 아르헨티나의 살인적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율이 올해 말까지 25~30%에 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선언을 하는 등 경제위기가 극에 달했던 2001~2002년 이후 누적된 인플레이션을 따져보면 245%에 달한다고 머서는 밝혔다. 노조가 버티고 있는 노동자는 누적 임금인상률이 329%로 물가상승 이상의 임금인상을 받아냈지만, 관리직들은 245%로 물가상승을 따지면 오히려 임금이 깎인 편이다. 물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예외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표하는 인플레이션 예측 통계를 노동자들이 믿지 못하는 것도 또다른 문제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인플레이션율 통계는 실제보다 대부분 저평가되어 있어, 노동자들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가정하고 임금 협상에 임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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