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도심과 인접한 빈민가. 리우데자네이루에는 파벨라로 불리는 이런 빈민가가 1000곳이 넘는다.
[남미 독립 200년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서] ② 분배·복지로 가는 브라질
문맹·질병퇴치·경제성장 ‘일석3조’
미국 뉴욕·유럽서 정책 본따기도 호샤 가족의 삶의 질을 한 단계 올린 프로그램은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가족 지원금)라는 복지제도이다. 이 제도는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3년 기존의 여러 정책들을 통합·확대해 만들었다. 폴 울포위츠 전 세계은행 총재는 이를 “효과적 사회정책의 모범”으로 불렀다. 전세계 현금 지급 복지정책 중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보우사 파밀리아의 첫번째 특징은 지원 가구가 1240만, 인구수로는 5000만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복지정책이라는 것이다. 인구 4명 중 1명꼴로 수혜자다. 월 소득이 140레알을 밑도는 가구들에 자녀 수에 따라 많게는 134레알까지 지급해, 소득이 두배까지 는다.
규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다방면의 효과를 노리고 짜인 이 정책이 ‘돈’ 이상의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의 독창성은 자녀의 취학과 예방접종을 지원의 전제로 삼은 데 있다. 6~15살 아동·청소년의 학교 결석률이 15%에 이르면 지원이 보류된다. 문맹과 질병 퇴치로 개개인의 후생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국민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발경제학의 정석을 따른다고 할 만한 정책이다. 수령자를 원칙적으로 여성으로 하는 것은 지원금이 ‘밖’으로 빠지지 않게 하려는 세심한 의도를 담고 있다.
취학률 상승은 아동노동을 몰아내고 있다. 지난 15년간 아동노동은 반감했다. 또 브라질의 기아 감소율은 1등을 달리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도 끊겠다는 보우사 파밀리아의 의도가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대도시에서도 보우사 파밀리아는 가시적 성과를 낸다. 브라질에서 빈민가를 뜻하는 ‘파벨라’의 원산지 격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인구 620여만명 중 104만명이 보우사 파밀리아의 혜택을 받는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보우사 파밀리아 담당자 지닌 코페스는 “취학생이 늘어 학교를 더 짓고 있다”며 “파벨라 주민들의 식품과 의류 소비 증가가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장 경찰관들이 한 파벨라 입구에서 검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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