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 ‘세간의 평가’ 뒤집어
‘라이벌 관계때문 앙금’ 분석도
‘라이벌 관계때문 앙금’ 분석도
세월이 지났지만, 마음의 앙금은 여전한 것일까.
지미 카터(85)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 발매되는 회고록 <백악관 일기(White House Diary>의 출판을 앞두고 미국 <시비에스>(CBS)의 시사프로 ‘60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필생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케네디 의원이 내가 제안했던 (의료개혁) 법안을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인들은 이미 30년 전에 전 국민을 커버하는 포괄적 의료보험(health care) 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숨진 케네디 의원은 50년 가까운 의정활동에서 의료보험 제도 개혁에 심혈을 기울여온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카터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한 것이다.
<시비에스>와 <에이피>(AP) 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이에 대해 “이미 라이벌은 죽었고, 3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케네디 전 의원에 대한 서운한 감정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980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당시 현역 대통령이던 카터 전 대통령과 케네디 전 의원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미국에서 재선을 노리는 현역 대통령에 맞서 후보자가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 시기에 둘은 서로를 향해 적잖은 비난과 독설을 퍼부으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다. 카터 전 대통령은 결국 본선에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패해 권좌에서 밀려나게 된다.
그러나 균형감각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란 인질 구출작전 실패’를 꼽았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란 혁명 직후인 1979년 11월4일 무슬림 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점거해 외교관·군인 52명을 억류하자 이들을 구하기 위해 ‘독수리 발톱 작전’이라 이름붙은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이듬해 4월24일 감행된 작전은 헬기고장 등으로 실패했고, 철수 과정에서 사고로 군인 8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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