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베이너(60·오하이오) 하원 원내대표
감세·작은 정부론 공약집 발표
참여 적어 보수 바람까진 의문
참여 적어 보수 바람까진 의문
11월2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하원의 다수당 확보가 유력한 공화당이 23일 세금감면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적인 내용의 선거공약을 내놨다.
다수당이 될 경우 하원의장을 맡게 될 존 베이너(60·사진·오하이오)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하원지도부는 이날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에 대한 서약’이라는 제목의 공약집을 공개했다.
21쪽짜리 공약집은 새로운 내용을 담기보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내정책을 비판하며 의료보험 개혁의 축소와 항구적인 세금감면 등을 강조했다. 특히, 국가안보 및 노인복지와 관련된 예산을 제외한 정부지출을 1000억달러 줄이고, 중소기업엔 최대 20%까지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며 미사일방어체제(MD)를 조속히 가동하기 위한 예산을 증액할 것 등을 약속했다.
이번 공약집은 형식면에선 1994년 중간선거에서 보수주의 바람을 일으켜 40년만에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데 큰 몫을 했던 ‘미국과의 계약’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16년 전의 효과를 재연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의 계약’엔 180여명의 공화당 후보들이 서명하고 100여명의 후보들이 발표집회에 참석했던 것에 비해, 올해의 집회에는 지도부를 포함해 겨우 12명의 현역 의원들이 참여했다. 공화당 지도부도 이번 공약집 서명을 강요하는 일은 없다며 후보자들이 자기 선거구에 적합한 공약들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이에 대해 “예산삭감 방법이나 사회보장 문제 처리 방안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고, 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가 80%인 반면 공화당의 아이디어는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댄 파이퍼 백악관 공보국장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기보다는 미국의 중산층에 해악을 가져왔던 똑같은 정책들을 담고 있다”고 혹평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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