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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과테말라서 ‘생체실험’

등록 2010-10-03 20:56수정 2010-10-04 09:28

60여년 전 수감자 등에 매독균 주입…오바마 사과 표해
“반인권 범죄 배상” 목소리

미국이 60여년 전 중남미 과테말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성병 관련 생체실험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정부는 과테말라 정부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사과했다.

1946년부터 1948년까지 미국 공중보건국은 존 커틀러 박사 주도로 과테말라 군인과 수감자, 정신질환자들에게 매독, 임질 같은 성병을 실험 대상자들 모르게 감염시켰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2일 보도했다. 1940년대 비교적 신약에 속했던 페니실린을 처방해 치료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성병을 감염시키기 위해 연구팀은 성병에 감염된 성매매 여성을 실험 대상자에게 접근시키는 방법을 썼다. 성병이 없는 성매매 여성의 자궁경부에 감염물질을 주입시킨 뒤, 실험대상자에게 접근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방법의 성병 감염률이 떨어지자, 나중에는 실험 대상 남성들의 몸에 직접 주사하거나 상처 부위에 성병 박테리아를 접촉시키는 방법을 썼다. 실험 대상자는 1500여명이었으며, 적어도 1명은 실험 과정에서 숨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과테말라 마루타 실험의 전모는 미국 웰즐리대학의 수전 레버비 교수가 미국 내 생체실험인 ‘터스키기 실험’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 밝혀졌고, 1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캐슬린 시벨리루스 보건장관의 공동 사과성명으로 전모가 드러났다. 터스키기 실험은 미국 공중보건국이 1932년부터 1972년까지 40년 동안 앨라배마주에서 매독 감염 흑인들의 몸을 일부러 치료하지 않은 채 정기적으로 관찰한 실험으로, 매독균이 인체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과테말라 실험을 주도했던 커틀러 박사는 터스키기 실험에도 참여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1일 “비록 64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공중보건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실험을 한 것에 분노하며, 실험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이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알바로 콜롬 과테말라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알바로 대통령에게 따로 전화를 걸어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과테말라에서는 미국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알바로 대통령은 “인권에 반하는 범죄”라고 비난했다. 주리 리오스 과테말라 의원은 “미안하다는 말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며 “우리는 주권국가로서 피해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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