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 구조 진행 과정
구조전문가·의사, 초당 1m속도 땅속으로
맥박·혈압 체크장치 등 특수복 입혀 구출
젊은 사람→환자→건강한 사람순 구조
맥박·혈압 체크장치 등 특수복 입혀 구출
젊은 사람→환자→건강한 사람순 구조
수도 없이 점검에 점검을 거듭해왔지만, 아무도 장담할 순 없었다. 칠레 산호세 광산의 지하 700m에서 끌어올려진 캡슐 ‘피닉스’에서 첫 구조자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구조요원과 현장에 모여든 가족, 기자들까지 모두 입이 바싹 말라버렸다. 날이 바뀌어 13일 0시11분께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나서야 울음과 환성이 터졌다.
수백m의 암흑 터널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오는 광부들에겐 특수제작 장비들이 장착된 초록색 옷이 입혀졌다. 헬멧엔 지상과 통신할 수 있는 장치가, 가슴엔 맥박과 혈압 등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장치가 부착됐다. 급작스런 고도 상승에 따른 혈액순환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다리 아랫부분엔 고무밴드도 감았다. 지상에선 지하 카메라가 전송하는 화면을 통해 구조를 기다리는 광부들의 표정과 심리를 관찰했다. 광부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얀 로마뇰리는 “가장 큰 위험은 (어지럼증으로 인한) 졸도”라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아발로스 등 첫번째 그룹엔 비교적 젊고 몸 상태가 좋은 이들이 포함됐다. 유일한 외국인인 볼리비아인 카를로스 마마니(23)도 네번째로 구출됐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중간 그룹으로 구조됐다. 광부들 중에는 고혈압, 당뇨병 환자가 있으며, 일부는 습기가 많은 지하 갱도 환경 때문에 호흡기 및 피부 질환을 앓았다. 마지막은 체력과 정신력 모두 강인한 사람들 차례다. 리더 격인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54)가 가장 마지막에 나올 예정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13일“초기엔 광부 1명당 구조시간이 1시간 가량 걸렸던 것이 2시간에 3명씩 구조로 앞당겨지고 있다”며 “이날 안에 구조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된 광부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이들을 위해 두개층 전체가 비워진 코피아포 시내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서 이틀 동안 정밀 진단을 받는 것으로 구조작업은 실질적으로 끝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