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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탈레반” “투기꾼” 미 중간선거 광고 89%가 비방

등록 2010-10-18 09:41

정책설명보다 인신공격 집중 네거티브전 심화
후보 야한 사진 떠돌기도…“사상 최악 비난전”
보름앞 선거 갈수록 진흙탕

웨스트버지니아 보수재단은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인 닉 라할이 아랍계 미국인이라는 점을 집중부각했다. 이 재단은 광고에서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레바논계인 그가 아랍계 미국인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해 오바마 대통령과 아랍, 그리고 라할의 이미지를 어둡게 묘사해 인종주의적 논란도 일고 있다.

플로리다주 민주당 하원의원인 앨런 그레이슨은 공화당 후보인 대니얼 웹스터가 “아내들이여, 남편들에게 복종하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는 이유로 ‘종교적 극단주의자’, ‘탈레반’ 등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 광고는 교묘한 편집으로 웹스터의 말을 잘라붙여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코네티컷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리처드 블루먼솔은 공화당 후보인 린다 맥마흔이 최저임금 삭감을 주장하자 “사람보다 이익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맥마흔은 광고를 통해 블루먼솔의 베트남 참전 기록이 허위라며 “거짓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맞받았다. 선거광고 분석 기관인 ‘선거미디어분석 그룹’에 따르면, 현재 중간선거 정치광고의 89%가 상대방 비방광고로 채워지고 있다.


후보들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은 인신공격도 난무한다. 오하이오주에서는 베티 서튼 민주당 하원의원이 공화당 경쟁자인 중고차 판매원 출신의 톰 갠리 후보를 향해, “사기, 거짓말, 바가지 씌우기 등으로 400회 이상 고소당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애리조나주 하원의원인 해리 미첼은 공화당 후보인 데이비드 슈웨이커트가 압류 위기에 처한 주택소유주들을 내쫓고 300채에 달하는 압류 주택을 이용해 돈을 번 ‘부동산 투기꾼’이라고 공격했다. 또 켄터키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랜드 폴은 지난 11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잭 콘웨이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지지를 위해 켄터키를 방문하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을 거론하며 “인턴과 성적인 관계를 가진 사내를 믿을 수 있느냐? 구역질난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버지니아주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인 크리스털 볼(29)은 인터넷에 대학 졸업 직후 찍은 ‘야한 사진’이 떠돌아다니자 공화당 후보인 롭 위트먼이 비방전 일환으로 이 사진을 풀었다고 비난했다.

선거전략가인 댄 거스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선거 때는) 비방 정도가 평소보다 심하지만 올해는 특히 네거티브로 얻는 게 잃는 것보다 훨씬 크다”며 “지난 몇 주간 선거운동에서 포지티브(긍정적)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가 기록상으로 가장 네거티브하거나 가장 악취가 풍기는 선거철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뉴욕 타임스>도 “비난전은 어느 선거에서나 나타나지만, 이번과 같은 경우는 유례가 없다”며 “비난광고가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가 어렵고 유권자들이 정치를 혐오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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