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인터뷰서 재건 실책 인정하면서도 “장기독재 때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으로 이라크전에 깊숙이 간여한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전 장관은 이라크전을 ‘절반의 성공’이라 평가하면서도, 장기 독재의 결과로 이라크가 혼란에 빠졌다며 책임을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라이스 전 장관은 18일 방영된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다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후세인을 권좌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후세인 축출 뒤의 상황에 대해서는 “이라크 재건은 지금이라면 다르게 처리했을 것”이라며, 이라크전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그는 개전 초기 미군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악화된 이유는 “바그다드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지방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마도 장기 독재를 경험한 결과로 이라크 사회가 분열될 가능성을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라며, 점령 이후 문제에 대한 책임도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라이스 전 장관은 “어떤 때는 일이 아주 훌륭하게 처리된 것 같아도 뒤돌아보면 아주 나쁜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며 이라크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결국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부시 정권이 끝난 뒤 스탠퍼드대 교수로 돌아간 라이스 전 장관은 최근 자서전 출간을 계기로 지난 1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외교 현안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 정권이 이라크에 관심을 집중한 나머지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백악관 면담 전 이뤄진 <시엔엔>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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