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 ‘견제심리’ 작동
100년간 집권당 증원 2번뿐
100년간 집권당 증원 2번뿐
미국 현대정치사에서 중간선거는 많은 경우 현직 대통령에게 위기 상황을 안겨주면서 국정 운영의 흐름을 바꾼 분수령이 됐다. 특히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 작동으로 의회권력이 야당으로 넘어가는 게 일반화됐으며, 지난 100년 동안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하원 의석을 늘린 경우는 2번밖에 없었다. 2차대전 이후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독식한 사례도 1번에 불과하다.
2일(현지시각)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에서 60~70석을 민주당으로부터 빼앗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기인 193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80석을 추가한 이후 가장 많은 의석 수 변동이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이나 대법원과의 갈등에 대한 반발이 이런 결과를 낳았는데,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의 강도를 낮추고 대법원과 타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은 이번 선거 결과는 199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중간선거 패배에 쉽게 비유되지만, 공화당 소속 대통령들도 패배 후유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2년여 남긴 2006년 중간선거에서 이라크전 책임론 부상으로 상하 양원은 물론 주지사, 주의원 선거에서도 대패해 레임덕에 빠졌다. 그는 도널드 럼스펠드 당시 국방장관을 해임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 의석을 많이 뺏기면서 대패했지만 레이거노믹스로 불리는 보수주의적 국내외 정책을 밀어붙였고 2년 뒤 역사상 가장 큰 표 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는 중간선거가 ‘대통령의 무덤’만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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