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라인의 북한·통일 인식
“우다웨이는 무능관료…북이 유임로비 했을것”
김성환 “김정일, 경제적 지원 얻기위해 중국행”
현인택 “한·미, 북한 붕괴때 빠르게 움직여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 전문들을 보면, 한국 외교부의 고위 관리들은 경제적으로 붕괴한 북한 체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2~3년 안에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으로 확신하면서, 이후 흡수통일 방안을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판단이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대북 강경책의 배경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17일 천영우 당시 외교부 차관(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와 한 오찬에서 “중국도 김정일 사후 북한 붕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 등 두 명의 중국 고위 관리와 만났던 이야기를 전하면서 “중국은 북한이 더이상 중국의 완충국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새로운 현실과 마주할 태세가 되어 있다”며 “이들과 같은 (새로운 세대의) 관리들은 한국 주도로 한반도가 통일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고,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은 한, 한-미간의 ‘좋은 동맹’을 용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중국 쪽 6자회담 대표로 유임된 우다웨이 현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에 대해 “중국에서 가장 무능한 관료” “북한 및 핵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로 표현하며 그의 유임은 “북한이 맹렬히 로비”한 결과일 것이라 추측했다. 천 차관은 또 “중국이 북한을 붕괴의 벼랑까지 몰아세우지 않는 한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조처들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지난 2월3일 당시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현 외교통상부 장관)은 커트 캠벨 미 동아태차관보에게 “화폐개혁 이후 북한 사회에서 강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고, 북한 내부 사정은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김정일이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해 중국을 곧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정보기관이 수집한 북한 내 소요 첩보 가운데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평양~베이징간 여객 열차에서 폭탄을 발견했다”는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11일 로버트 킹 미 북한인권 특사를 만난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도 “북한 지도자가 혼돈이 증가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중국의 경제·정치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20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캠벨 차관보와의 회동에서 “김정일의 사후 북한은 굉장히 달라질 것이고 한-미 및 국제사회의 상당한 경제적 원조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급작스런 붕괴시 한·미 양국은 “한반도 통일을 향해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 통일과 일본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스티븐스 대사가 “강력한 한-일 관계가 일본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자, 천 차관은 “일본은 한반도의 분단을 선호하지만, 북한이 붕괴할 경우 일본이 한반도의 통일을 막을 지렛대를 갖고 있지 못하다”며 일본이 한반도 통일에 걸림돌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김성환 “김정일, 경제적 지원 얻기위해 중국행”
현인택 “한·미, 북한 붕괴때 빠르게 움직여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 전문들을 보면, 한국 외교부의 고위 관리들은 경제적으로 붕괴한 북한 체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2~3년 안에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으로 확신하면서, 이후 흡수통일 방안을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판단이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대북 강경책의 배경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17일 천영우 당시 외교부 차관(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와 한 오찬에서 “중국도 김정일 사후 북한 붕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 등 두 명의 중국 고위 관리와 만났던 이야기를 전하면서 “중국은 북한이 더이상 중국의 완충국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새로운 현실과 마주할 태세가 되어 있다”며 “이들과 같은 (새로운 세대의) 관리들은 한국 주도로 한반도가 통일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고,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은 한, 한-미간의 ‘좋은 동맹’을 용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중국 쪽 6자회담 대표로 유임된 우다웨이 현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에 대해 “중국에서 가장 무능한 관료” “북한 및 핵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로 표현하며 그의 유임은 “북한이 맹렬히 로비”한 결과일 것이라 추측했다. 천 차관은 또 “중국이 북한을 붕괴의 벼랑까지 몰아세우지 않는 한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조처들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북한 관련 한국 외교당국자 주요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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