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설·중국과 관계 큰관심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폭로에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을 공개한 언론들이 29일(현지시각) 폭로 이틀째를 맞아 북한 관련 정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와 영국 <가디언>은 폭로 첫날인 28일에는 이란 핵문제 등 중동 문제에 집중한 데 반해 29일에는 인터넷 누리집 머리기사를 각각 북한 관련 내용으로 채웠다. <뉴욕 타임스>는 ‘위키리크스가 북한에 대한 세계의 추측을 불러일으킨다’는 기사를, <가디언>은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올렸다. 특히 <가디언>은 위키리크스 공개 내용을 토대로 한 북한 관련 기사를 누리집 첫머리에 5개나 올리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서방 언론들이 위키리크스 공개 내용 중 북한 정보에 힘을 쏟는 것은 ‘은둔의 나라’로 불리는 북한이 다른 나라와 달리 정보가 극히 제한적인데다, 최근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및 연평도 포격 등으로 북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미 외교전문의 내용이 서로 충돌하거나, 전망이 틀리기도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을 ‘아시아의 블랙홀’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해 최근 중국 관리가 “만일 있다 하더라도 극히 초기 단계일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들어, <뉴욕 타임스>는 미국은 물론 북한과 동맹인 중국조차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정부 관리들이 김정일 사망 뒤 북한의 붕괴를 전망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도 그런 전망이 강하게 일었다”며 “북한 붕괴 시나리오는 어떤 실제적인 전략이 있다기보단 그저 희망에 바탕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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