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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총성이 울리고, 엄마는 아이를 감쌌다…

등록 2010-12-17 09:02

미 여성, 갱단 총격전 속 2살배기 살리고 숨져
지난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모니크 넬슨(30)이 아들 제이든(2)의 손을 잡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는 동네의 한 쇼핑몰에 들렀다.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함께 찍은 사진을 현상하기 위해서였다. 카메라를 맡기고 10분만 기다리면 됐지만, 제이든은 쇼핑센터 한쪽에 있는 이발소에 가자고 계속 엄마를 졸랐다. 이발소에 가면 사탕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넬슨이 제이든을 데리고 이발소에 가 사탕 하나를 물려 다시 자동차에 오르려 할 때였다. 갑작스런 총소리가 터져 나왔고, 엄마는 반사적으로 아이를 감싸안았다. 경찰이 현장에 왔을 때, 엄마는 숨을 거뒀고 제이든은 엄마 품 아래 무사했다.

경찰은 이날 사건이 갱단 사이의 분쟁으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용의자가 이발소에 들어가 누군가를 향해 총을 쏘자 총격전이 벌어졌고, 넬슨과 제이든이 있던 주차장까지 번진 것이다. 이날 총격으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넬슨은 지난 4월 제이든과 함께 새크라멘토로 와 서점 지배인으로 일해왔다. 방 하나를 빌려 아이와 단둘이 살던 그는 이달 방 2개짜리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리고 제이든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영화 주인공 스펀지밥 캐릭터 침대를 들여놓는 등 아이방을 막 꾸몄다. 이웃들은 “넬슨은 아들을 끔찍이 위했다. 아이가 그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넬슨은 제이든을 가졌을 때, 자궁근종이 발견돼 의사로부터 “아이를 낳기 어렵다”는 통보를 전해들었지만 출산을 고집했다. 넬슨의 가족들은 “모니크는 그때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모니크는 그때도, 이번에도 아이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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