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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을 다독인 오바마의 ‘애리조나 연설’

등록 2011-01-13 20:30

“비난 그치고 타인에 귀기울이는 계기로 삼아야”
33분 추모 연설동안 기립박수·환호 이어져
“기퍼즈 의원 눈떴다” 소식에 식장선 함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애리조나 총기난사 희생자 추도식에서 ‘단결’과 ‘치유’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기립박수와 환호로 몇차례 진행이 중단된 추도 연설은 국가적 비극이 발생할 때마다 단합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미국 대통령의 역할을 다시 확인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발생지인 투손의 애리조나대 컨벤션홀에서 열린 사망자 6명의 추도식에서 “누구한테 손가락질하거나 비난을 가하기 전에 이번 사건을 도덕적 지혜를 기르고, 타인에게 보다 귀기울이며, 공감 능력을 가다듬으며, 꿈과 희망은 늘 함께한다는 것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또 “우리의 화법이 너무 날카롭게 대립하고,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고통의 원인을 돌리는” 문화를 청산하자며, “우리를 분열시키는 힘은 우리를 단결시키는 힘보다 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국에 생중계된 한 시간 남짓 추도식에서 33분을 차지한 오바마의 연설은 비통과 비난에 중심을 두지 않고 희망과 이상을 말하는 웅변이 됐다. 그는 지난 8일 사건 현장에서 부상자를 보호하고 범인 재러드 리 로프너를 제압한 “영웅”들을 치하하면서, 숨진 6명의 이름과 사연을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다.

컨벤션홀을 메운 추도객 1만4000여명은 환호와 기립박수로 답했다. 추도객들은 몇시간씩 줄을 서 입장했고, 식장 내부만큼이나 많은 추도객이 건물 밖에서 중계화면으로 대통령 연설을 들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반적인 추도식의 가라앉은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정치집회를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머리에 총격을 입은 개브리엘 기퍼즈 의원이 눈을 떴다는 깜짝 소식을 전하자 식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에 휩싸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근처 병원에서 기퍼즈 의원을 문병하고 오는 중에 소식을 들었다며 “기퍼즈는 우리가 여기에 있으며,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맨 앞줄에 앉은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옆자리에 있는 기퍼즈 의원의 남편 손을 잡았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큰 재난을 만났을 때 미국인들을 뭉치게 하고 위안을 주는 역대 대통령들의 전통을 이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여론조사 전문가 피터 하트는 이번 경우를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 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연설에 비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기 안에서 1시간 전에 원고를 완성하는 등 연설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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