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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1 14:31 수정 : 2005.01.01 14:31

부시의 대선승리, 투표부정으로 훔쳤나
일본 세까이지 1월호, 전자투표기 부정 등
다양한 의혹 제기

지난 11월에 전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실시됐던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전 세계인의 약 70%에 가까운 사람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재선에 성공했다. 부시의 승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했다. 미국 언론들은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 등 도덕적 가치관이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개신교 복음주의파 신도들의 대대적인 부시 지지 투표를 주요 승인으로 지적했다. 미국의 일부 진보적 온라인 매체들에서는 부시 진영의 선거부정 사례를 지적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일본의 진보적 월간잡지 <세까이>(世界) 2005년 1월호는 ‘미국 대통령선거, 실제로는 누가 승리했었는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야마가제 이치로라는 일본어 필명의 워싱턴 거주 미국 언론인이 기고한 이 글은 부시 후보가 플로리다, 오하이호, 펜실베니아 등 대선의 승패를 가른 3대 접전지역에서 컴퓨터 부정과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에 대한 투표 방해 등 선거부정을 통해 승리를 훔쳤다고 주장한다. 이 3개주 출구조사에서는 케리 후보가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표결과 이와 정반대로 부시가 승리한 것은 출구조사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선거부정 탓이었다고 그는 강조한다.

다음은 이글의 주요 부분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때 플로리다 주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나?

2000년 대통령선거 때 플로리다 주에서는 범죄적인 선거법 위반행위가 광범위하고 여러 형태로 자행된 결과 선거가 도둑맞게 됐다. 그러한 선거부정의 상당부분이 2004년 대통령선거에서는 미국 전역에서 반복됐다.

1. 흑인은 투표소에서 협박이나 조롱 등을 당하거나 투표자격이 없다는 말을 듣거나 잘못된 정보를 들었다.

2. 투표자 명부 조작이 행해져 미국 국내 어딘가에서 투표권을 상실한 경력이 있는 사람과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이 투표자명부로부터 말소되는 일이 일어났다. 최대의 피해자는 같은 성이 많은 흑인들이다. 그들의 대부분은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3. 2000년의 대통령선거 개표는 마이애미 디드 구의 정치결정의 대부분을 좌지우지하는 조직적 범죄 그룹에 의해 방해받았다. 표의 재검표를 중지하는 판단을 내린 선거관리위원회 3인중 2인은 그 그룹과 연계돼 위원에 선출됐었다.

4.마이애미 디드 구의 북쪽 인근 브로워드 구군에서 일하는 케리 진영의 운동원이 말한 바에 따르면, 경찰이 유권자들을 위협하고 잘못된 투표소 위치를 유포하고, 투표자 명부로부터 등록자가 말소되고, 부재자투표 수천 명의 투표용지가 ‘행방불명’됐다고 한다. 이 인물은 나아가서 유권자가 터치스크린에서 케리 후보 이름을 눌러도 화면에는 조지 부시의 이름밖에는 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5.브로워드 구, 디드 구의 노골적인 투표부정에 관해서 이처럼 의심할 여지가 없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두 구가 플로리다의 전통적인 범죄조직의 핵심무대라는 점이다. 1933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 플로리다 주에서는 범죄조직이 도박과 그 밖의 범죄적 사업이 주민의 반대에 부딪칠 때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돈을 써서 캠페인을 전개하고, 후보자를 세우거나 주민투표를 행하거나 해서 주민의 반대를 억누를 수가 있었다.

올해도 브로워드, 디드 두 군에서는 대통령후보자의 투표와 함께 카지노 부활을 묻는 주민투표도 동시에 실시됐다. 대선 투표일 날 주민투표도 동일한 투표소에서 실시돼, 주민투표의 찬성표가 잘못해서 대선표로 기계에 가산되는 모습이 많은 증인들에 의해 목격됐다. 가령 카지노 경영을 추진해온 이해관계자가 대통령선거의 득표 결과―플로리다에 그치지 않는―의 조작과 관련돼 있다면 앞서 두 차례의 선거에서 범죄조직이 수행한 역할에 대한 의심이 점차 고조될 법하지만, 대규모 미디어들은 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2004년 대선에서도 역시 플로리다 주는 다시 대통령선거의 분수령이 됐다. 2000년의 선거부정에 관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드러났기 때문에 많은 플로리다 주민은 지난 대선의 부정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찌감치 조직 만들기에 착수했다. 예를 들면 플로리다 주에서는 민주당의 변호사와 감시단체가 투표장에 와서 거부당한 사람은 누구라도 ‘이의신청’을 해서 잠정투표용지에 투표(challenge ballot)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했다. 이는 유권자의 자격심사를 충분히 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그 타당성이 인정되면 투표한 표는 나중에 유효표로 합산될 수 있다.

이 활동에 참가한 뉴욕시 출신 아프리카게 마샤 존슨 변호사는 보도관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눈으로 본 광경이지만 적격자라고 생각할 수 없는 투표담당자가 등록을 마친 유권자중 5명당 한명 꼴로 투표장소가 다른 데로 변경됐다는 등 틀린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일들이 모든 투표소에서 벌어졌다고 한다면 왜 플로리다 주의 제프 부시 주지사가 항상 친형인 부시의 승리를 정확히 예견했는지 짐작이 간다.

전자투표기 부정

새로 도입된 전자투표에서도 부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2003년 8월 오하이오 주 전자투표기를 납품한 디볼드사의 최고 경영진은 오하이오 주 관계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결의를 표시했다. “오하이오 주가 내년에 반드시 부시 대통령 지지의 투표를 모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전역의 투표소에 설치된 전자투표기는 민주당의 표를 수천 표에서 수백만 표까지 없애고 수백만의 공화당의 표를 만들어 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부정행위는 출구조사가 잘못된 것이며 부시의 득표가 케리를 크게 앞섰다는 착각을 야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표에 앞서 여름에 미국 전역의 고령유권자용 투표소(학교의 교사나 공공기관의 건물 등 실제로 투표에 사용되는 장소)가 훨씬 먼 곳으로 변경됐다고 통지됐다. 처음으로 반 부시 유권자로서 등록, 투표한 유권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투표소가가 거의 개설되지 않은 이유도 이해가 간다.

오하이오 주에서는 주로 공화당원 투표입회인이 17만5천회에서 25만회까지 투표자의 자격확인 작업을 했다. 자격확인의 대상이 된 유권자들은 대부분 케리 후보 지지자들인 소수인종으로서 투표의 지연이나 위협에 따라 정상적인 투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잠정’투표 또는 ‘이의신청’표를 부여받았다. 투표일의 출구조사에서 거의 하루 종일 케리 후보의 우세가 예측되거나 개표가 늦었던 클리블랜드 지구의 선거구는 케리의 낙승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디볼드사가 제조한 전자투표기 집계에서는 13만6483표차로 부시가 앞섰다.

출구조사는 진실을 보여 준다

출구조사는 투표를 끝낸 유권자를 면접 조사한 결과를 취합한 것이다. 정치평론가 딕 모리스는 출구조사가 정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출구조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자석의 바늘이 북쪽을 가리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고의적인 부정과 불공정이 있기 때문에 처음의 출구조사가 부정확하게 된다.”

그러나 전자투표기를 도입한 주들에서 출구조사와 다른 개표결과를 내면 미국의 네트워크 텔레비전 방송국들은 투표기 부정에는 의문을 품지 않고 출구조사의 신뢰성을 의심했다.

“이러한 통계학적 오류가 두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은 100만분의 1입니다”라고 펜실베니아대 스티븐 F. 프리만 교수는 말한다.

“세 지역에서 모두 출구조사가 동시에 잘못될 확률은 2억5천만분의 1입니다. 2004년도 대통령 선거 때 승패를 좌우한 3대 격전 주(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니아)에서 실제의 득표수와 예상득표수가 차이가 난 것은 우발적이라거나 확률차이였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대형 네트워크 방송사 보도담당자들은 납득할 수 없는 컴퓨터 투표기의 개표결과를 합리적으로 수용하라고 열을 올렸다.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우선 케리 지지자 쪽의 출구조사 답변율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또, 부시의 지지자가 면접원에게 교양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케리에 투표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추측했다. 제3의 이론은 투표일 후반에 이르러 케리 지지들이 부시 지지로 흔들렸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지후보의 변동은 없었다”고 언론인 존 맥스웰은 썼다. 그는 “변동은 컴퓨터 안에서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그의 출신국 자마이카에서는 사람들이 ‘선거의 승패는 각 당이 선거구에 배치하는 갱(깡패)의 수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이상의 발언들은 오하이오 주의 투표기가 부시의 득표에 유리하도록 조작된 것이 아닌가하는 냄새를 풍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투표자격이 무효라고 판정받은 사람들-압도적으로 흑인의 빈곤층일 확률이 높고, 따라서 민주당 지지의 경향이 강한-의 표를 계산에 넣으면 케리는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선거인단 확보에서 과반수를 얻어 승리했을 것이다.

케리의 배신

케리는 세 번에 걸친 텔레비전 토론에서 우세해 부시를 당황케 만들었다. 케리 진영의 기세는 선거전 종반에 크게 상승세를 탔다. 그 모습을 목격하고 피부로 느꼈던 사람들은 출구조사 결과 케리가 승패를 갈랐던 모든 접전 주에서 대폭적으로 부시를 리드하는 것을 알고 놀라지 않았다. 그런데도 선거 다음날 케리는 싸움을 그만두고 말았다. “미국에서는 한 표라고 해도 매우 중요하고 최후의 1표까지 세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케리는 말했다. “그러나 남은 표 모두를 계산해도 오하이오 주의 승리에 필요한 득표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저는 이번 선거전을 마치고자 합니다.”

케리의 득표 카운트는 끝났다. 마찬가지로 그의 지지자들의 충성도 사라졌다. 오하이오 주의 유권자중 한 사람은 해군의 영웅이었던 케리에 배신당한 느낌을 갖게 됐다. 그는 “나는 케리에 투표하기 위해 10시간을 기다렸다. 그런데도 케리는 우리의 승리를 확인하는 시간마저 기다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느낀 것은 그 남성만이 아니다.

케리의 선거 자원자는 수만 명. 여기에다 케리에 표를 던진 미국인은 5천만 명에서 6천만 명을 넘는다. 선거결과는 제쳐두고라도 케리의 민주당이 공화당을 실제로 정권의 자리로부터 몰아낼 것으로 상상할 수 없었던 우리들조차도 케리의 철수선언은 기습적인 것이었다. 무방비상태에서 펀치를 먹은 것 같았다. 케리는 지지자를 배신하고, 민주당원을 실망시키고, 자긍심을 가졌던 민주주의국가의 이념을 장례지내고 ‘부시 주식회사’(명명자는 조지 부시의 여동생이다)에게 넘겨주었다.

케리의 패배 선언은 미국 전역에 대규모의 우울증 상태를 일으켰다. 9·11 이후 뉴욕의 많은 시민을 엄습했던 무력감에 필적하는 것이었다.

케리의 패배 선언 이후 플로리다 주 달라시아에서는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항의의 목소리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전혀 전달되지 못했다. 3주 뒤인 11월21일 친 민주당 인터넷 활동 모금단체 무브온(Moveon.org)이 투표 부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미국전역에서 동시에 개최했다.

임상심리학자 다이안 팔만은 웹사이트 Consciouspolitics.org에 기고한 글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투표행위가 모두 무력하다는 느낌 속으로 빠져들고 절망하고 가위눌린 듯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대중 잡지나 신문은 미국인이 캐나다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히 담은 기사들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의 잘못을 감시하는 미디어의 역할은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1인 온라인 출판이나 개인 블로그, 비주류 출판물만이 양대 정당제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팔만은 이어 “게다가 미디어는 선거결과에 의문을 품는 자를 ‘음모론 자’라고 매도했다. 회의적인 사고방식의 사람을 이미 나쁜 사람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범인은 백일하에 선거를 훔치는 선거부정을 해치웠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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