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 제프리 이멀트.
경제정책 최고 고문에 이멀트 GE 시이오 내정
월가 출신 비서실장 이어 재계와 협조 분명히
월가 출신 비서실장 이어 재계와 협조 분명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최고 고문에 세계 최대 제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 제프리 이멀트가 내정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달 초 금융업체 제이피모건체이스 경영자 윌리엄 데일리가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데 이은 이멀트의 발탁은 백악관 중추가 기업인들로 채워진다는 의미다.
<에이피>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6일로 2년 임기가 끝나는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의 후임으로 이멀트를 내정하고, 이 위원회를 ‘일자리·경쟁력 대통령위원회’로 개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멀트는 2009년 2월부터 경제회복자문위 위원으로 재직해왔다.
백악관의 경제정책 최고 고문으로 현직 기업인이 내정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향 전환을 알리는 또하나의 신호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2위 은행 경영자이던 데일리를 전격 발탁해 ‘월스트리트와의 화해와 협조를 도모한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금융권에 이어 거대 제조기업 최고경영자를 측근으로 골라 재계와의 협조 노선을 더 분명히 한 셈이다. 이멀트는 아버지 또한 지이에서 일한 인물로, 2001년 잭 웰치 전 회장의 퇴진 이후 회사를 이끌어왔다.
임기 절반을 맞아 재선 기회를 엿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는 현재 9.4%인 실업률을 낮추는 게 절실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도전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던 관행을 깨고 “(재선 출마가) 분명히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날 말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올 봄에 시카고에 차려질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러나는 볼커 의장이 월스트리트에 회초리를 휘두른 대표적 인사라는 점도 오바마 대통령의 ‘우회전’을 부각시켜준다.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출신인 볼커는 지난해 금융개혁법의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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