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 이집트 인권침해 심각성 알고 있었다

등록 2011-01-28 23:04

위키리크스 ‘이집트 문건’ 공개
미 대사 “경찰 일상적 폭력행위…야권 인사들 고문”
“블로거 통해 표현의 자유 확산” 정부와 충돌 예견도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와 이에 대한 정부의 강경탄압으로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위키리크스가 28일 이집트의 인권 침해 상황을 보여주는 이집트 미국 대사관의 외교문건 50건을 공개했다. 이들 전문에는 미국이 이집트의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과 이번 시위사태의 동력이 된 인터넷 블로거들의 영향력을 이미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월15일 마거릿 스코비 이집트 대사가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는 일반 범죄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 행위가 일상적이며 매우 광범위하다고 돼 있다. 또 경찰의 폭력 행위는 다소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보안군은 정치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활동가들에 대해 여전히 고문을 가하고 있다고 전문은 밝혔다.

이 전문은 이집트 정부가 경찰을 권력의 도구에서 치안유지를 위한 공공기관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이 경찰 훈련프로그램을 위한 지원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2010년 1월12일 외교 문건은 이집트의 비상사태법이 취지와는 달리 대통령에게 권력의 반대자를 탄압하기 위한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고 적었다. 문건을 보면, 이 법은 집회 장소의 제한을 둠으로써 집회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으며, 별도로 5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모이면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것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여년 동안 이 법은 무슬림형제단, 알지하드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을 겨냥해 사용돼 왔으나, 최근에는 인터넷 블로거와 노동조합 시위자들에게도 이 법이 적용됐다.

2009년 3월30일 외교 문건은 이집트 내 블로거들의 행동주의가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성추행, 종교분파간 갈등, 군의 문제 등 매우 예민한 문제들에 대한 블로거들 사이의 토론은 5년 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폭로된 문건들에는 이집트 내 활동가들의 대사관 관계자와의 면담 내용도 포함돼 있으며, 2009년 2월 조 리버먼 미 상원의원이 무바라크의 둘째 아들인 가말 무바라크와 나눈 대화 내용도 포함됐다. 가말은 리버먼 의원에게 아랍 세계가 이집트, 사우디 등 온건파와 시리아, 카타르 등 과격파로 분열돼 있으며, 이런 분열을 이란이 하마스를 동원하는 등 교묘히 이용하면서 평화 과정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