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욱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
지난 2001년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으로 부임하면서 이 대학에 한국학 프로그램을 창설한 신기욱 소장(사회학)은 24일 스탠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해 “지금처럼 사회과학 중심의 한국학을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한국학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신 교수는 10년 전 스탠퍼드대로 오면서 스탠퍼드대의 한국학 프로그램을 ‘사회과학 전문’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신 교수는 “한정된 재원으로, 이를 역사, 문학, 철학 등 다른 분야로까지 지평을 넓히기보단, 사회과학 전문 한국학으로 심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가 한국학을 시작한 건 하버드대,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대, 시카고대, 워싱턴대 등 다른 명문대학들에 비해 늦은 편이다. 신 교수는 그래서 인문학 중심의 한국학이 아닌, 사회과학 중심의 한국학을 만들고, 특히 한-미 관계, 북한 문제 등 현재의 이슈를 다루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또 신 교수는 스탠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의 정책지향에 대해 “워싱턴의 싱크탱크와 달리 대학 연구소는 다양한 의견을 갖고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따라서 진보·보수라는 특정한 입장을 취하기보다는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문제 등을 놓고 연구소 안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스탠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을 거쳐간 인사들을 봐도 김형오 전 국회의장, 원세훈 국정원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박원순 변호사, 박세일 서울대 교수 등 보수·진보 인사가 섞여 있다. 신 교수는 “한국 사회가 좌우로 많이 갈라져 있어 가급적 중립적으로 양쪽의 분들을 균형있게 맞추려 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한겨레>와 <조선일보>,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기사·칼럼을 토대로 한-미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을 비교분석한 <하나의 동맹, 두 개의 렌즈>(스탠퍼드대 출판부)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신 교수는 그동안 100여명의 학계, 정·재·언론계 인사 등이 스탠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을 거쳐갔다며, 이들의 네트워킹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연구소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앞으로 북한 인사들과의 교류 및 북한과의 교육교류 프로그램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권태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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