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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리폴리서 시위대·정부군 충돌…“국민은 현체제 몰락 원한다”

등록 2011-03-05 01:14

리비아 주요도시에서 정부군과 반정부세력이 일진일퇴하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성인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4일 금요기도회를 마친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보안군과 충돌했다. 트리폴리의 타주라 지역에 있는 무라드 아가 모스크에서 정오 기도회를 마친 시민 1천500여 명은 “국민은 현 체제의 몰락을 원한다”는 구호 등을 외치며 시가행진에 나섰다. 트리폴리 중심가인 그린(녹색) 광장에서는 리비아 국기를 들고 나온 카다피 지지자 수백 명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이 빚어졌다고 <알-아라비아> 방송이 보도했다.카다피 세력은 이날 오전부터 수크 알-조마아 등 트리폴리 주요 지역에 군 병력과 함께 탱크를 배치하고 주민의 시위 참여를 통제했으며, 시 전역에서는 인터넷도 완전히 끊겼다.

이에 앞서 3일 트리폴리주에 들어간 <에이피>(AP) 통신과 <뉴욕타임스>는 주민들이 빠져있는 공포와 참상을 생생히 전했다. 보안군, 인민군, 인민 방위대 등 여러 소속의 리비아 정부군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병원에 있는 부상자들까지 연행했다. 주민들이 증언한 희생자 중에는 정부군 총에 머리를 맞아 숨진 19살 청소년과 친척을 부르러갔다가 정부군의 무차별 난사에 희생된 25살 여성도 있다.

반정부 시위 때 찍어둔 사진과 동영상을 토대로 한 정부군의 시위 참여자들 색출작업은 계속됐으며, 타주라 지역 주민 한 명은 “날마다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타주라 지역에는 픽업트럭 15대를 타고 나타난 정부군들이 반정부 시위 참여자 20여명을 어디론가 끌고 갔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주민들은 “정부군이 타주라는 테러리스트 지역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감시는 일상화되고 있었다. 파슐룸 지역 이발소에 있던 남자는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건너편 거리의 두 사람을 조용히 가리키며 “모든 곳에 스파이가 있다”며 “지금 누군가 우리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형이 정부군 총에 맞아 죽었다는 남성은 “정부군이 장례식 내내 우리를 감시했다”고 말했다.

트리폴리의 한 시민은 “트리폴리는 외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내 두 눈으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봤다”고 <에이피> 통신에 말했다. 파슐룸 지역 젊은이 한 명은 “카다피 주변의 인물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다.”라면서 일종의 궁정쿠데타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강태호, 조기원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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