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오바마에 “행동을” 전화
라이스·파워도 “학살 막아야”
라이스·파워도 “학살 막아야”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에 미온적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군사개입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데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한 3명의 여성 고위 관료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 등 강경정책으로 선회한 배경에는 클린턴 국무장관의 설득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애초 오바마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조치에 회의적인 입장을 지녔으나,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정부군이 반정부 세력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자 15일 밤부터 입장을 바꿨다.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설득했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17일 국가안보팀 회의를 주재한 뒤 리비아에 대한 군사공격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 주요 포스트의 정책결정자들이 모두 신중론을 펴왔다. 이에 여성 관료인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간부인 사만다 파워는 처음부터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해 군사행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클린턴 장관이 이들 편에 서면서 무게중심이 급격히 ‘개입’ 쪽으로 옮겨진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지지를 받는 데, 라이스 유엔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통과되도록 하는 데 주요 역할을 했다.
클린턴 장관은 안보리 회의에서 군사개입으로 방향이 결정된 뒤, 19일 파리에서 열린 리비아 사태 관련 주요국 회의에 참석해 프랑스, 영국, 독일 정상 등 22명의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 앞서 클린턴 장관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긴급 3자 회동을 가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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