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테일러 추모 물결
“80년간 변함없는 혜성”
주인 잃은 그의 트위터
추도글 끝없이 올라와
“80년간 변함없는 혜성”
주인 잃은 그의 트위터
추도글 끝없이 올라와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제작시스템의 황금기가 낳은 마지막 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유에스에이 투데이>)
미국 무성영화 시대가 막을 내린 1930년은 스튜디오 시스템에 익숙한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며 할리우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후 1950년까지 할리우드는 ‘스튜디오 제작시대’를 맞이하며 대형 영화사를 중심으로 한 ‘스타시스템’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여배우들도 관능미를 앞세운 마릴린 먼로 같은 스타가 주목받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오드리 헵번과 함께 할리우드 전통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가 바로 엘리자베스 테일러였다. 테일러의 전기를 쓴 작가 데이비드 헤이먼은 23일(현지시각) 79살로 숨을 거둔 그녀를 회상하며 “리즈(엘리자베스의 애칭)는 ‘혜성’이었다. 80년간 늘 변함없는 ‘혜성’이었다”고 회고했다.
리즈의 타계가 긴급 소식으로 전파를 탄 다음날인 24일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는 연예계 동료와 정치인 등 각계 인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그의 죽음은 한 시대의 끝을 의미한다. 그가 아름다웠던 건 단지 스타성만이 아니라 에이즈단체 활동에서 보여준 인도주의 정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대변인을 통해 “그가 남긴 유산은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숨쉴 것”이라고 말했다. <시엔엔>(CNN)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의 유명 사회자 래리 킹은 “그는 훌륭한 친구이면서 스타였으며 배짱 있는 여자였다”고 말했다.
그가 몸담았던 단체들도 비통한 심정으로 성명서를 냈다. 미국영화협회는 “그의 연기는 시대와 연령을 초월해 팬들에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즈가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에이즈건강재단은 “그의 활동은 에이즈 환자뿐 아니라 질병과 싸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며 “그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트위터에도 추도의 글들이 실시간 올라오고 있다. 현재 33만1542명이 그의 트위터를 팔로하고 있다. 가수 조지 마이클은 “그는 할리우드가 배출한 마지막 위인이다. 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여자였다”고 회상했다. 에이즈에 감염돼 은퇴한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은 “에이즈 퇴치를 위해 몸을 바쳐 싸워준 그의 도움에 진심어린 감사를 표한다. 전세계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있는 리즈의 스타 동판에는 이날 하루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수많은 조화들이 놓여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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