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대비 미 국가부채 비율
클린턴 행정부가 갚은 ‘빚’
집권 8년만에 다 까먹어
‘월가 구제금융’도 결정타
집권 8년만에 다 까먹어
‘월가 구제금융’도 결정타
미 재정적자 역사
2010년 현재 공식적인 미국의 누적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58.9%인 약 8조670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여기엔 미 정부가 국내에서 진 빚들은 제외돼 있다. 각 주정부의 채무와 연방정부가 연방사회보장기금, 연방공무원기금, 메디케어(65세 이상 대상)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대상) 등 의료보험기금 등에서 빌린 부채들이 그것이다.
최근 워싱턴 정가의 핵심 쟁점인 국가부채 상한선 인상 논란을 보면 미국의 실제 누적부채가 잘 드러난다. 현재 상한선은 14조2940억달러인데, 미 정부는 3월31일 현재 14조2180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 2010년 미국 국내총생산이 14조7200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실질적 국가부채는 사실상 국내총생산 대비 100%에 이르는 셈이다.
과거의 경우엔 통상 35% 수준이었다.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가 종료되던 12년 전만 해도 미 정부는 예산흑자를 기록했다.
로널드 레이건과 아버지 조지 부시 공화당 행정부 12년 동안 부자감세와 군사비 증액 등으로 국가부채가 60% 이상이 되었던 것도, 경제호황과 균형예산 정책을 통해 50% 이하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조지 부시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예산흑자 기조를 거대한 적자로 바꿔놓는 세 가지 조처가 입안됐다. 연방수입을 10년 동안 2조달러나 삭감하는 2001년과 2003년 감세가 결정적이었다. 주로 부자들을 위한 감세였다. 거기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메디케어 처방약 혜택 추가도 곁들여졌다.
연방지출은 1990년대 증가율보다 2배반 정도 큰 증가율로 늘어났지만, 두 차례의 거대한 감세로 연방세입은 줄었다. 전체 예산은 1998년 국내총생산의 1% 흑자에서 2008년 국내총생산의 3.2% 적자로 반전됐다. 1인당 공공부채는 이 기간 동안 1만3천달러에서 1만9천달러로 50% 올랐다. 부시 행정부 8년 동안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재정 구멍이 난 것이다. 여기에 대공황 이후 2008년 최악의 금융위기 대처를 위한 구제금융 지출 등으로 미 재정은 빈사상태에 빠져 부채가 국내총생산과 맞먹는 수준이 됐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의 재정적자는 주로 공화당의 집권시절 정책이 빚어낸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