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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는 ‘기름값 잡기’ 성공할까

등록 2011-04-22 20:13수정 2011-04-22 21:56

‘묘한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가 ‘도루묵’이 되어버린 한국의 전철을 미국은 피할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름값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유가 조작, 투기세력 색출 및 불법행위 조사를 위해 법무부 주도로 범부처 특별조사팀을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지난주 전국 주유소 판매 휘발유 평균가격은 갤런(3.785ℓ)당 3.84달러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사이엔 34%가 치솟았다. 중동 정정불안과 개도국들의 석유수요 급증이 겹친 탓이다.

늘어나는 기름값 부담에 텍사스·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 주민들의 경우 국경을 넘어 기름값이 조금 싼 멕시코에서 주유를 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국경지대의 평균 기름값은 갤런당 2.94달러로, 중형 승용차를 가득 채울 경우 20달러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불편한 출입국 절차와 치안불안이라는 위험까지 감수한 채 국경을 넘는 것이다.

이런 기름값 상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실업난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패인의 주요한 원인이었는데, 이번에는 여기에 고유가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칼끝을 들이대는 쪽은 정유사가 아니라 석유 투기세력이다. 석유 선물시장에서 기름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면, 투기세력이 달려들어 기름값을 부채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08년 유가급등 시기에도 투기세력의 개입이 심했다.

미 법무부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연방거래위원회(FTC), 연방준비제도(FED), 증권거래위원회(SEC), 농무부, 에너지부, 재무부 등과 함께 투기행위를 근절시킬 특별팀을 꾸렸다. 이 팀은 앞으로 석유 및 휘발유 가격 조작과 이를 위한 공모, 사기 등 각종 불법행위 및 투자 관행과 투기세력에 대해 조사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이들도 자신의 단기적 이익을 위해 미국인의 이익을 뺏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 투기세력은 미국 법망 바깥에 있는 경우가 많고, 또 최근 유가 상승의 주원인이 중동 정정불안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오바마의 ‘정치적’ 엄포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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