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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CIA국장 “손 들었다면 생포” 궁색한 해명

등록 2011-05-04 20:38수정 2011-05-05 09:53

미국, 오사마 빈라덴 체포관련 오락가락
미국, 오사마 빈라덴 체포관련 오락가락
[빈라덴 사살 이후]
“가족앞 사살” 진술한 딸, 12살 사피아로 알려져
백악관, ‘어떤 저항 있었냐’는 질문에 대답 못해
‘암살금지’ 국제법 위반 논란…유엔 등 해명 요구
사살 적법성 논란 본격화

백악관이 “오사마 빈라덴이 비무장 상태였다”며 사살 상황과 관련한 중요한 설명을 24시간도 안 돼 스스로 뒤집으면서 그의 사살이 적절하고 정당한 행위인지가 본격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빈라덴이 생포된 뒤 가족들 앞에서 사살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아랍 위성채널 <알아라비야>는 4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정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현장에 있었던 빈라덴의 딸이 진술하기를, 미군이 1층에 있던 빈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 앞에서 사살했다”고 말했다. 이 딸은 다섯번째 부인이 낳은 12살짜리 사피아로 알려지고 있다. 또 파키스탄 정보부는 미군 헬기가 추락한 것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으로 헬기를 향한 총격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는 빈라덴의 저항 때문에 사살했다는 미국 정부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으로, 비무장 상태의 빈라덴을 생포한 뒤 사살한 데 따른 정당성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 담당 보좌관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빈라덴이 교전에 휘말렸다가 숨졌다고 밝혔지만 3일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빈라덴이 무장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초기 정보가 쏟아져 혼선이 있었다고 백악관은 해명하고 있지만, 빈라덴이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고 자인하면서 적법성 시비는 불가피해졌다. 미군의 행위를 국제법이나 미국법이 금지하는 암살이나 재판을 거치지 않은 처형으로 볼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나비 필라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이 빈라덴을 “가장 끔찍한 테러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부르면서도 구체적 설명을 요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앰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도 추가적 설명과 조사를 요구했다.

미군이 무기를 들지 않은 빈라덴을 단번에 머리에 총을 쏴 사살한 것은 애초 생포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작전을 총지휘한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일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교전수칙 차원에서, 만약 그가 갑자기 손을 들고 체포를 자청하면 붙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웬만하면 사살한다’는 게 방침이었던 셈이다.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빈라덴이 무기를 들지는 않았어도 저항을 해 미군이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어떤 저항행위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뉴요커>는 “빈라덴이 법정에 선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사법절차가 진행됐을 것”이라는 말로, 그가 사살되지 않았을 경우의 혼란을 예상하기도 했다.

빈라덴에 관한 정보를 고문을 통해 얻은 것도 논란거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빈라덴 은신처 추적의 결정적인 정보를 관타나모 수감자에 대한 ‘물고문’을 통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문제평의회(CFR) 회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심문) 기술의 도덕성과 윤리성을 둘러싼 논란을 재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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