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아프간 전비 1조2830억달러
미국내 테러대책비 6900억달러 등
미국내 테러대책비 6900억달러 등
오사마 빈라덴이 없었다면 9·11테러가 없었고, 9·11테러가 없었다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추론이 맞다면, 빈라덴은 미국 납세자들의 돈 2조달러(2148조원) 이상을 지출하게 했으며, 간접적인 비용을 포함하면 그 이상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미 의회의 의회조사국은 2001년 이후 투입된 이라크와 아프간 전비가 1조2830억달러라고 추산했다. 이는 물가상승과 금융비융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오는 2021년까지는 1조8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직접적인 전비뿐만 아니라 미 국내에서의 테러대책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존 뮬러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등의 조사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국토안보에 쓴 직접적인 비용은 6900억달러에 이른다. 항공기 추가 검색에 따른 출발 지연 등 간접적인 비용은 4170억달러다. 2009년에는 이 비용이 미국 국내총생산의 거의 1%에 달했다. 국토안보 비용은 모든 다른 범죄 대책 비용보다 많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라크전 하나만으로도 3조달러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라크전의 직접적인 전쟁비용뿐 아니라 이라크전으로 석유값이 오르고 통화정책을 방만하게 만들어, 미 경제에 이 정도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빈라덴이 결국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켰다는 논지까지 펴고 있다. 9·11 이후 연준의 금리인하가 결국 금융버블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제가 회복되는데도 금리를 낮게 유지한 것은 2004년 이후라며, 금융위기까지 빈라덴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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