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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아프간 전쟁 이제 끝내자”

등록 2011-05-05 20:05수정 2011-05-05 21:17

미국·유럽 종전여론 본격화
“빈라덴 제거, 알카에다 타격
한해 1천억달러 전비 불필요”
탈레반과 미국 화해 전망도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여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유지할 명분이 약해진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이 미국과 화해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리처드 루거 의원(공화당)은 4일 청문회에서 공식적으로 철군 주장을 폈다. 그는 “알카에다는 아프간에서 대부분 사라지고 다른 나라들에서 지부들을 운영한다”며 “아프간은 미군 10만명이 주둔하며 한해에 1000억달러(110조원)를 지출할 정도로 전략적 가치가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임스 맥거번 하원의원(민주당)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빈라덴은 사라지고 알카에다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으니 아프간에서 빠져나오자”고 촉구했다.

4000명을 파병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철군론이 힘을 얻고 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24>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기철군이) 고려 대상의 하나가 돼야 한다”며 “미국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공식적으로는 빈라덴 사살과 아프간전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는 7월에 시작하고 2014년 완료가 목표인 철군의 구체적 일정과 폭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의 전황 평가에 근거할 것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아프간 친미 정부가 14만여명의 국제안보지원군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도 조기철군론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도 이면에서는 빈라덴의 제거가 어떤 식으로든 조기철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친다. <워싱턴 포스트>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관리가 “빈라덴의 죽음으로 아프간 상황은 종반으로 접어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관계를 청산할 수 있다는 전망과 연결된다. 2001년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탈레반이 빈라덴을 넘기라는 요구를 거부해 침공을 당했지만, 빈라덴이 제거된 상태에서는 미국과 화해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탈레반 정권의 외무부에서 근무한 와히드 무즈다는 “지금이 바로 탈레반이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끝낼 기회”라고 말했다.

두 조직의 관계에서 빈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의 개인적 친분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결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말도 나온다. 세계적 차원의 반서구 투쟁을 벌이는 알카에다의 ‘국제주의’와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탈레반의 ‘일국주의’는 애당초 조화되기 어려웠다는 분석도 있다. 게다가 아프간에서 전투병력이 100명이 안 되는 알카에다는 탈레반에 현실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좀더 자유롭게 탈레반과 협상할 수 있게 된 점도 중요한 상황 변화다. 빈라덴이 없다면 ‘테러리스트와 협상한다’는 비난이 줄 것이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2일 “알카에다를 포기하고 평화적 정치과정에 참여하라”고 탈레반에 요구한 것은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말로 들린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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