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 대법 “죄수도 인권…과밀 감옥 수감자 줄여라”

등록 2011-05-24 20:31

캘리포니아 교도소 ‘2년안에 3만명 감축’ 판결…소수대법관 “주민안전 놓고 도박”
위험한 죄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도 괜찮을까? 다른 사람을 해칠 염려가 있을지라도 우선 그가 처한 위험한 환경을 제거해줘야 할까? 이런 도덕적 딜레마에서 후자를 선택한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캘리포니아주 교도소 과밀 문제를 둘러싸고 21년을 끈 집단소송에서 연방대법원이 23일 수감자를 3만3000여명 줄이라는 판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33개 주립교도소에 수감된 14만3335명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2년 안에 11만명 이하로 줄이라는 말이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충분한 의료 제공 등으로 수감자들이 기본적 생활을 유지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감옥은 인간의 존엄성과 양립할 수 없으며, 문명사회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케네디 대법관은 정원 8만명을 한참 넘어선 교도소들의 상태가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다수의견에 가담한 대법관들의 지적대로 캘리포니아 주립교도소들은 자살률이 전국 교도소 평균보다 80% 높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케네디 대법관은 자살 우려가 있는 재소자들은 “화장실도 없는 공중전화 부스 크기의 감옥”에서 생활한다고 지적했다. 암 등을 앓는 환자들이 의사 얼굴도 한번 못 보고 숨져가는 사례들도 보고됐다. 과밀 상태가 최악에 이른 2006년에는 2만여명이 체육관 같은 임시 수용시설이나 간이침대에 몸을 누였다.

5 대 4로 갈린 판결에서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상대편을 맹비난했다.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다수파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안전 문제를 가지고 도박을 하고 있다”며 “판결의 피해자들이 나올 것이며,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몇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아마도 가장 급진적인 명령”이라고 비난했다. 연방대법원 밖에서도 ‘중범죄자 석방 쓰나미’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넘쳐나고 있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재소자들을 카운티 단위의 지역 수감시설로 이감시키겠다며 불안을 무마하려 나섰다. 그의 전임인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도 1만명을 주 밖의 사설교도소들로 이감시킨 바 있다. 그러나 주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태에서 3억달러(3282억원)가 드는 이감 계획은 증세를 유발할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재정적자는 100억달러에 이른다. 주 관리들은 계획대로 이감하더라도 연방대법원이 지정한 시한을 맞추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낙동강에 폭포도 협곡도 생겼다
‘허벅지 드러낸 아나운서’ 방송사부터 반성해야
유영숙 “남편이 SK서 받은 3억은 입사지원금”
‘볼셰비키 혁명’ 레닌은 유대계
[아침 햇발] 밤에는 좀 자자! /박순빈
조폭 아들과 애인같은 엄마…‘닭살 연기’ 척척
“부천 미군기지에도 화학물질 대량 매립”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