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재정건전성 외치더니…5억원대 호화 보석 쇼핑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미국 공화당의 유력 주자로 떠오른 뉴트 깅리치 (사진) 전 하원의장이 ‘보석 스캔들’로 곤경에 처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깅리치가 2005~2006년 고급 보석 브랜드인 티파니에서 25만~50만달러(약 5억4500만원) 한도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사실은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의 보도로 지난 17일 처음 알려졌다. 2007년까지 하원 농업위원회 직원이던 그의 아내 캘리스타가 제출한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깅리치 부부의 호화 보석 쇼핑은 그가 누구보다 재정 건전성을 부르짖은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난 22일 <시비에스>(CBS)에 출연한 깅리치가 ‘뭐가 문제냐’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자격 논란이 더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깅리치는 “보석을 50만달러어치나 사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 무엇을 샀냐”는 질문에 “사생활이다”, “티파니에 가서 물어보라”는 식으로 답했다. 그는 1년 안에 대금을 내면 이자가 붙지 않는 신용카드를 쓰면서 이자를 낸 적은 없다고 밝히면서 “미국 정부가 나처럼 빚이 없다면 모두 찬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 부부는 매우 검소하다”며, 이번 일은 오히려 자신이 분수에 맞는 소비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캘리스타의 사진을 분석해보니 4만5000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2만2000달러짜리 귀고리 등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깅리치는 일부 미국인들의 집값보다 많은 돈을 보석에 지출했다”며 “하원의장으로서 재정 보수주의를 주창한 그는 이제 비싼 보석이 어떻게 그런 철학과 어울리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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