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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선생님의 노래, 총성보다 강했다

등록 2011-05-31 20:28수정 2011-06-01 11:31

마르타 리베라 알라니스
마르타 리베라 알라니스
멕시코 유치원 현명한 여교사
교실밖 ‘마약 총격전’ 소리에
동요 부르며 아이들 안심시켜
유튜브서 화제…주지사 표창
“만약에 빗방울이 초콜릿이라면, 입을 벌리고 받아먹을 텐데~”

유치원 바깥에서는 총알이 비오듯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 교사인 마르타 리베라 알라니스(33)는 공포에 질린 아이들을 위해, 한창 유행인 텔레비전 아동 프로그램 <바니와 친구들>의 주제가를 불렀다. 아이들은 하늘에서 총알이 아니라 캔디가 내리는, 아름다운 노래를 같이 불렀다.

멕시코의 유치원 교사인 알라니스가 30일 총격전이 벌어진 현장에서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지킨 용기를 치하하는 주지사 표창장을 받았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마약과의 전쟁’으로 총소리가 그칠 날이 없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멕시코에서 ‘선생님의 노래’는 따뜻한 화제가 됐다.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의 유치원 교사인 그는 지난 27일 바깥에서 총이 난사되는 소리를 들었다. 알라니스는 당황하지 않고 5~6살인 15명 아이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동영상 속에서, 그는 무서워하며 일어나려는 한 아이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란다. 그냥 네 작은 얼굴을 바닥에 붙이고 있으면 돼”라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엄청난 총소리가 바깥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릴 방법을 궁리하다가 생각난 것이 바로 노래였다. 그는 이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고, 이를 본 누군가가 영상을 유튜브에 다시 옮기면서 폭발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총격사건은 유치원에서 한 블록 떨어진 택시정류장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이날 괴한들이 택시정류장에 총을 난사해 5명이 숨졌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4년간 마약 관련 총기 사건으로 3만5000여명이 숨지는 등 치안 불안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초반에는 마약조직간 다툼에 따른 희생자가 많았으나 점점 죄없는 민간인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고, 무더기로 주검이 매장된 구덩이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몬테레이 등 멕시코내 마약관련 범죄가 잦은 지역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격 대비훈련을 하고 있고 알라니스와 아이들은 그 지침대로 행동했다. 알라니스는 “만약 5~6살의 우리 아이들이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나머지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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