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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페루 대선 ‘중도좌파’ 우말라, 후지모리 딸 눌러

등록 2011-06-06 20:47수정 2011-06-06 22:39

후지모리때 ‘반란장교’ 전력
2004년 무관으로 한국 근무
36년만에 좌파 집권 의미도
남미 우파국 칠레 등 극소수
반란군 장교가 독재자의 딸을 진압했다.

5일 페루 대선 결선투표에서 오얀타 우말라(49) 후보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36) 후보를 눌렀다. 페루 선거감시 단체인 트란스파렌시아는 국민당의 우말라가 51.5%, ‘힘 2011’의 게이코가 48.5%를 득표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6일 보도했다. 우말라는 지난 4월 1차 투표에서 31.7%를 득표하며 게이코를 8.5%포인트 앞섰으나 과반 득표에는 못미쳐 결선에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우말라는 육군 중령이던 2000년에 후지모리 당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불과 40명이 반란을 시작했지만 대중적 지지를 얻었고, 이미 궁지에 몰려 있던 후지모리가 일본으로 도피하는 바람에 피를 보지 않고 끝났다. 이후 사면을 받은 우말라는 2005년 정치에 뛰어들어 이듬해 대선 결선투표까지 갔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004년에는 무관으로 한국에 근무하기도 했다.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우말라는 광산업 초과이득세 부과와 복지제도 확충 등 진보적 정책을 내걸었다. “모두를 위한 페루 건설”이 그의 구호다. 우말라는 19세기 남미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가 주창한 남미 통합 이념인 범아메리카주의의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되레 역풍을 맞은 것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그와 거리를 뒀다. 대신 브라질처럼 ‘시장 친화적’ 개혁을 추구하겠다며 색깔공세에 맞섰다.

우말라의 당선은 후안 벨라스코 알바라도 장군의 군사정권(1968~75년) 이후 36년 만에 페루에 좌파 정부가 들어섰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브라질·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우루과이·파라과이·볼리비아·에콰도르 등 남미를 휩쓸고 있는 좌파정치의 인기를 보여준다. 이제 남미에서 우파 집권국은 콜롬비아와 칠레 등만 남았다. 우말라는 중령 출신이라는 점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이라는 면에서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닮았다.

일본계 이민 3세인 게이코는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우말라를 앞서기도 해 ‘부녀 대통령’ 탄생이 예고되기도 했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원의원인 게이코는 어린 나이인데도 아버지의 후광과 수도 리마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선전하기는 했다. 그는 학살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투옥돼 지난해 징역 25년형이 확정된 부친을 사면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19살 때인 1994년 아버지가 이혼하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은 게이코가 아버지의 부정적 유산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았다. 후지모리는 10년 통치기간에 물가를 잡았다는 평가도 받지만, 좌파 무장세력 등에 대한 잔혹한 탄압과 부패, 의회 해산 등의 문제로 독재자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페루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요사는 선거 결과에 대해 “파시즘의 패배로, 독재로 회귀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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