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위너 의원이 성적인 주제로 온라인 대화를 나눈 여성에게 보낸 사진들. 빅거번먼트닷컴 등 갈무리
반라 모습 여대생한테 보내
“해커짓” 발뺌하다 결국 시인
“해커짓” 발뺌하다 결국 시인
미국 민주당의 스타급 하원의원이 음란한 사진을 여대생에게 보냈다가 들통나 홍역을 치르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이 지역구인 7선 의원 앤서니 위너(47)가 시애틀의 여대생에게 트위터로 회색 사각팬티를 입은 사진을 보낸 것은 지난달 27일이다. 이 사진은 곧 인터넷에 퍼졌지만 위너는 거짓말로 곤경을 벗어나려고 했다. 보좌진들에게는 “해커의 소행”이라고 해명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얼굴이 안보이는 팬티의 주인이 자신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고 둘러대다 지난 2일부터는 무대응 전략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보수적 성향의 블로거 앤드류 브라이트바트가 6일 위너가 웃통을 벗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입수한 사진들을 더 내놓겠다고 위협하자 두 손을 들었다.
위너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사각팬티 사진의 주인공이며, 지난 3년간 페이스북과 트위터, 전화로 여성 6명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사진도 보냈다고 시인했다. 그는 “매우 아둔한 짓”을 했다며 “그런 행위들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위너의 탈선과 거짓말은 그가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차기 뉴욕시장 자리를 넘보던 상황이라 더 떠들썩한 뉴스가 되고 있다. 위너는 공화당에 대한 공격의 선봉에 서서 자극적 언사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즐겨 썼는데, 이제 자신을 띄워준 도구에 발등을 찍혔다.
위너는 하지만 “법률이나 다른 규정에 저촉되는 행동은 안했다”며 의원직을 내놓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또 아내가 여전히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아내 후마 아베딘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보좌관으로, 지난해 7월 둘의 결혼식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례를 섰다.
기자회견 뒤 <에이비시>(ABC) 방송은 지난 4월부터 위너와 외설적 채팅을 했다는 20대 여성 인터뷰를 내보내 위너를 더 궁지로 몰아넣었다. 버티려는 위너에게,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리 전 하원의원이 한 여성에게 이메일로 웃통을 벗은 사진을 보낸 사실이 공개돼 지난 2월 사퇴한 전례는 부담이 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위너의 윤리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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