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국도 ‘스폰서 대법관’ 논란

등록 2011-06-20 20:40수정 2011-06-20 21:04

억만장자 친구의 자가용제트기·요트 등 사용
연방대법관 클래런스 토머스
고향 박물관 거액기부도 주선
미국 연방대법관이 억만장자와 어울리며 거액 기부를 주선하거나 갖은 선물과 편의를 제공받아 ‘스폰서 대법관’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최고법원의 유일한 흑인 대법관인 클래런스 토머스(사진)가 지난 10여년간 부동산 재벌 할런 크로한테서 전방위적 후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20년 전 인준 청문회에서, 연방판사로서 데리고 있던 재판연구관이 그한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해 곤혹스런 처지에 빠진 바 있는 토머스는 다시 위기를 맞았다.

토머스가 주선한 가장 거액의 후원금은 그의 고향인 조지아주 핀포인트의 향토박물관으로 갔다. 흑인 노예 후손들이 많이 사는 이 곳에서 ‘개천의 용’인 토머스는 크로에게 박물관 건설비 280만달러(약 30억원)를 제공하도록 했다. 토머스는 몇년 전 고향에서 조우한 통조림 공장 창업자의 손자가 공장 터의 처분 방법을 고민하자 “친구를 소개해주겠다”고 한 뒤 크로가 땅을 사고 건축비를 대게 만들었다. 토머스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게살 바르는 일을 한 이 공장 터에 박물관을 짓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그의 친구 크로는 2001년에는 근처 도서관에 17만5000달러를 기부했고, 토머스의 부인 버지니아가 만든 보수주의 시민단체에도 50만달러를 제공했다.

토머스는 스스로도 다양한 선물과 편의를 제공받았다. 크로가 이사로 있는 미국기업연구소는 2001년 1만5000달러짜리 에이브러햄 링컨 흉상을 토머스에게 선물했다. 토머스는 흑인으로 ‘위대한 노예해방론자’로 일컬어지는 19세기 인물 프레데릭 더글러스의 성경도 받았다. 이 성경은 10년 전 1만9000달러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토머스는 크로가 소유한 자가용 제트기와 요트, 고급 휴양시설을 종종 이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는 두 사람의 유착은 크로가 공화당과 보수주의 단체들에 500만달러를 기부할 정도로 공화당 성향이 짙다는 점 때문에 정치성 시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토머스는 지난해 비공개로 진행된 보수주의 성향의 정치행사에 참석한 사실도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제3자 기부 대목은 연방대법관이 연방판사 윤리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갈 수 있다면서도, 여행 편의를 제공받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의원님들 쓸 돈, 누구 맘대로 깎아!
초고속 비행기…“도쿄서 파리까지 2시간반”
성범죄자 신상정보, 이웃주민에 첫 우편 발송
자동차 손보사는 경제성장이 싫다?
노랫말에 ‘술’ 있다고…
추신수 “타격 코치 왜 잘라?” 분노
[김호의 궁지] 스트라이샌드와 강용석 효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