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BI와 몰래 정보거래했던
‘19명 살해’ 보스턴 갱단 두목
16년만에 캘리포니아서 체포
‘19명 살해’ 보스턴 갱단 두목
16년만에 캘리포니아서 체포
미국 보스턴의 유명한 갱단 두목이자, 연방수사국(FBI)의 비밀정보원으로도 유명한 제임스 벌저(81)가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의 집에서 잡혔다. 그는 에프비아이의 ‘10대 수배자’로 16년간 종적을 감췄으나 오랜 여자친구였던 캐서린 그레그(60)와 조용히 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19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보스턴 윈터 힐’ 갱단의 두목이었으며 동시에 라이벌 갱단인 ‘뉴 잉글랜드 마피아’의 정보를 연방수사국에 20년간 제공해 온 정보원이기도 했다. 그의 이런 이력은 미국판 <무간도>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더 디파티드>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벌저는 1995년 그를 정보원으로 이용했던 연방수사국 요원 존 코널리의 경고를 듣고 도피 생활을 시작했으며, 그동안 연방수사국은 그를 일부러 잡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코널리는 그를 도피시킨 혐의로 2002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비난을 견디다 못한 연방수사국은 지난 21일부터 전국 14개 텔레비전에 그의 여자친구를 찾는 수배광고를 시작했고, 결정적인 제보자에게는 200만달러의 포상금도 내걸었다. 그의 체포는 이 광고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벌저에 대한 포상금은 원래 100만달러였으며 오사마 빈라덴에 이어 포상금 순위 2위의 악당이었다. 벌저의 동생인 윌리엄은 매사추세츠에서 17년간 상원의원을 역임한 유명 정치인이었고, 정치계를 떠난 뒤 매사추세츠대학 총장을 맡고 있었으나 그의 형과 관련한 추문이 거세지자 결국 2003년 사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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