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하워 때부터 사용
법안 첫서명…적법 논란
법안 첫서명…적법 논란
기계가 대신 한 사인은 진짜인가 아닌가?
미국 정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대통령의 ‘오토펜’(사진)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6일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방문 중인 지난달 말 시효 만료를 코앞에 두고 극적으로 연장된 ‘애국법’에 사인을 대신 해주는 기계인 오토펜으로 사인을 했는데, 최근 공화당 의원 21명은 대통령에게 법안에 다시 사인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적법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법안에 오토펜으로 사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토펜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대통령이 수많은 서류에 일일이 사인을 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도입됐다. 진짜 사인을 새긴 주형을 오토펜에 넣으면 기계(사진)가 알아서 사인을 해준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서한이나 메시지를 작성하며 오토펜을 사용했던 잭 쇼크는 “일반인으로부터 오는 서한까지 일일이 답해주다 보면 하루에 대통령은 1만장 이상의 서류에 사인을 해야 한다”며 오토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은 전사한 장병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 오토펜으로 사인을 해 뜨거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법안에 오토펜이 대신 서명을 해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아들 부시 시절에 사소한 법안에 대한 사인을 오토펜이 대신 하는 것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오바마 대통령 쪽은 오토펜 사인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법률 자문을 거쳤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논란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형섭 기자 사진AP/뉴시스sub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