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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현실주의자’ 게이츠 미 국방 퇴임

등록 2011-07-01 20:15

부시·오바마 두 행정부서
이라크·아프간 두 전쟁 치러
오바마 ‘자유의 메달’ 수여
두 개의 행정부에서, 두 개의 전쟁을 이끈 로버트 게이츠(67) 미국 국방장관이 30일 퇴임했다.

2006년 11월 도널드 럼스펠드의 뒤를 이어 취임한 게이츠 국방장관은 조지 부시 행정부가 벌여놓은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수습하며,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에서도 유임됐다가 4년7개월이란 긴 임기 끝에 이날 퇴임식을 가졌다. 정당이 다른 두 명의 대통령 밑에서 연속해서 각료로 근무한 이는 미국 행정부 역사상 14번째이며, 국방장관으로는 처음이다. 그는 앞서 중앙정보국장, 국가정보국장 등을 역임하며, 6명의 대통령 밑에서 공직을 맡았다.

당파를 초월한 이런 경력은 그가 미국 대외정책의 주류노선인 현실주의의 충실한 구현자인데다, 합리적인 온건보수론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부시 행정부 시절 가치와 이상만을 내세운 네오콘들이 일으킨 이라크전 등으로 분탕질된 미국의 국방정책과 대외정책을 수습하는 데 투입됐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에 임명될 때부터 초당적 지지를 받은 그는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도 부시의 부채를 정리하는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

전면적인 내전으로 치닫던 이라크 상황을 관리하며 안정화시켰고, 최근에는 아프간전 출구를 향한 단계적 철군의 바탕을 깔았다. 또 미국의 군사력이 과잉 전개되고 있다며 리비아 사태 개입에 반대하며, 지상군 투입은 없다는 마지노선을 관철시켰다. 그는 퇴임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공격당하거나, 국익이 위협받는 일이 생긴다면 나는 ‘나가자’고 앞장서서 말할 것이다”면서도 “나는 불가피한 전쟁에는 옹호자가 되겠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전쟁이라면 신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펜타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그에게 민간인 최고의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전격 수여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해줬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겸손한 미국의 애국자이며, 상식과 품위를 갖춘, 가장 훌륭한 공복 가운데 한 명”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게이츠가 자신의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직을 수행한 것에 대해 “당파성보다는 국가에 대한 헌신과 시민의식을 앞세운 결정”이라고 추켜세웠다.

게이츠는 극비리에 진행됐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과 자유의 메달 수여 행사를 비유한 듯, “당신(오바마)이 이런 비밀 작전에 능통하다는 것을 몇 달 전에 알았어야 했다”고 농담하며, 국방장관직 수행이 “내 생애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었다”며 감격해했다.

퇴임 뒤 서부의 워싱턴주 한 호숫가에 있는 자택으로 떠나는 그는 “베키(부인의 애칭), 이번에는 우리가 정말 집으로 돌아가는 거에요”라며 그의 오랜 공직생활을 마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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